獨, 2차 세계대전 80주년 "폴란드에 용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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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9-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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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사 반성이나 배상 거부하는 일본과 대조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시작 80주년 기념일에 폴란드에 방문해 나치의 만행에 거듭 용서를 구하고, 역사가 지어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폴란드 중부 비엘룬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80주년 행사에서 독일어와 폴란드어로 "비엘룬 침공의 희생자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독일 폭정에 희생된 폴란드인에 고개를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비엘룬은 독일 나치의 첫 폭격지다. 독일은 1939년 9월 1일 비엘룬 공습을 시작으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폴란드는 약 50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나라다. 당시 폴란드인 약 600만 명이 사망했는데, 그 중 절반은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로 인해 사망한 유대계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독일 대통령으로서 우리는 독일이 저지른 만행을 잊지 않고 늘 기억할 것임을 분명히 약속하고 싶다. 우리는 역사가 우리에게 지어준 이 책임을 다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발언이 '나치의 만행은 과거의 일이며 독일 역사의 아주 작은 일부에 그치지 않는다'는 독일 극우세력의 주장을 확실히 견제하는 것이었다고 풀이했다. 

슈타이마이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오후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80주년 메인 행사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루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 등 주요국 대표 인사들이 참석한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초대형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국 남동부 해안을 강타할 수 있다는 소식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신 참석하기로 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과거사를 꾸준히 반성하며 피해국에 대한 배상과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를 계속하고 있다. 또 독일 10대에 홀로코스트 관련 시설을 의무적으로 방문하게 하는 등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독일은 EU 내에서 폴란드의 가장 가까운 무역 상대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AP통신은 강조했다. 

독일의 이런 행보는 과거 식민지 지배 당시 만행에 대한 사과나 배상을 거부하는 일본과 대조를 이룬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7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아 수출규제를 단행하는가 하면, 지난달 31일에는 마루야마 호다카 국회의원이 "다케시마(일본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전쟁으로 되찾자"는 망언까지 내놓았다. 1일 도쿄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 추도 행사장 인근에서는 일본 극우단체가 추도식을 방해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폴란드 비엘룬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80주년 행사에서 독일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 거듭 용서를 구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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