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제외 강행] 정부, 日 '리스크 최소화'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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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9-08-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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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규제 대상 품목 1120개로 늘어나

  • 기재부 추경예산 2700억원 내달 집행

  • 과기부 2020년까지 R&D에 5조 투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일본의 반응에 따라 경제적 측면에서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쉽게 걷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본격 제외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은 2차 경제보복조치다.

이에 따라 수출 규제 대상이 1120개 품목으로 늘어난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생산이 차질을 빚거나 아예 중단될 수 있는 위기다. 일본 수출규제에 우리 정부와 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행정·재정적 지원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8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예산 총 2732억 원을 내달 안으로 시급히 추진할 사업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조기 국산화 달성을 위한 기술개발에 957억 원, 실증·테스트 장비 구축에 1275억 원, 제품 양산 지원에 500억 원을 각각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융당국도 대응 태세에 나서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출 만기연장과 신규자금 대출 등 2650억 원가량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일본산 제품·원자재 등을 수입하는 직접피해 업체 120건에 2582억원의 자금이 수혈됐다. 수입업체와 거래하는 협력업체 등 간접피해 기업에도 10건, 72억원이 지원됐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개발(R&D) 지원에 대한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 소재 100개 이상을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이들 품목 연구개발(R&D)에 내년부터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과기정통부는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또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부처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접촉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택했지만 일본의 부당한 조치가 원상회복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것. 3개월이 지난 오는 11월에나 그 실효가 발생하므로 그 이전에 문제가 해결된다면 지소미아가 복원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당장 추가 규제에 나서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지만,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일본 의존도가 높아 안전한 수익을 올렸던 기업으로서는 알짜배기 단골을 놓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가 얼마나 피해를 입을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세계전망 보고서에서 "한·일 간 무역갈등은 일본보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며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로 한국 제조업이 타격을 받고 수출도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일 갈등이 장기화로 이어질 땐 우리나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정부가 '강대강'으로 가게 되면 일본 수출 규제 사안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태 장기화 땐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정부가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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