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떠나는 외국인… 1900선 재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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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08-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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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떠나고 있다. 또다시 코스피 1900선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다. 26일 국내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8~9월 코스피 예상범위는 1850~1980선이다. 연저점(8월 6일 장중 1891.81)을 갈아치울 가능성을 빼놓지 않았다.

◆'셀 코리아' 안 멈추면 추가 하락

외국인은 8월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6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사들인 주식은 같은 기간 2200억원 남짓에 그쳤다. 그나마 기관이 1조7500억원을 순매수했다.

'셀 코리아'가 9월까지 이어지면 연저점도 연거푸 낮아질 수 있다. 이달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인 날은 이틀밖에 안 됐다. 외국인은 7월만 해도 매집했던 빅2 상장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팔아치우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기보다는 1900선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중국은 23일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5~10%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폭탄을 날리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결국 9월로 잡힌 '미·중 13차 실무협상' 재개도 불확실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까지 관세율 상한을 25%로 유지했었다. 앞으로는 관세율이 50%까지 높아질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역분쟁이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국지수를 조정하는 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신흥국지수에서 11.8% 안팎을 차지해온 우리나라 주식 비중이 0.3% 포인트가량 낮아진다. 대신 신흥국지수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주식을 더 늘린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오는 29일까지 3거래일 사이에도 하루 평균 23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 장·단기채 금리가 역전돼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는 점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장·단기채 금리 차이가 좁아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역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불안감을 떨치는 게 쉽지는 않다"고 했다.

전 세계가 무역분쟁에 휘말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유럽연합을 상대로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미 서로를 백색국가에서 뺀 한·일 양국이 분쟁 수위를 높일 수 있어서다.

외환시장도 변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얼마 전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외화 유동성이 마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안전자산에만 몰리는 돈

악화일로에 다시 들어선 미·중 무역분쟁은 안전자산 가격만 높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23일(현지시간) 1온스에 1526.5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19%가량 뛰었다. 국내에서는 금값 오름폭이 더 크다. 현재 금 1온스는 22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보다 31%가량 상승했다.

주요국이 통화 완화에 나설 예정인 점도 금값 강세에 한몫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현금보다 금에 돈을 걸 거라는 이야기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연내 금 가격 상단을 1600~1700달러로 전망하기도 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을 중심으로 위험자산을 줄이고 있다"며 "어두워지는 세계 경기 전망도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곧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정치를 발표한다. 7월 개인소비지출을 비롯한 주요 경기지표도 나온다. 미국 경기마저 꺾인다면 충격이 다시 한 번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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