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베이징 떠나면서도 마음 무거워"…한·일 평행선 아쉬움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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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8-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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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현안 성과 없었지만 소통에 의미"

  • 日 지소미아 유지 원해, 신뢰 바탕 돼야

  • 習 조기방한 논의, 韓기업 면담 큰 성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베이징 특파원단]


"베이징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떠날 때도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2박 3일 동안 베이징에 머문 뒤 귀국하며 이 같이 소회를 밝혔다.

한·일 양국 간 갈등 완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으로 해석된다.

강 장관은 22일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일 현안과 관련해 크게 성과는 없었다"면서도 "의미 있는 소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한·일 회담 등을 통해) 일본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게 됐고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지난 20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한·중 회담을 시작으로 전날 오전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오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한·일 회담 등에 참석하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및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조치에 대해서는 출국 때 공언한 것처럼 한국 측 입장을 강력하게 개진했다.

강 장관은 "3국 외교장관 회의 때 역내 발전의 토대가 된 자유롭게 공정하며 투명한 무역·투자 환경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실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일 회담에서는 일본 측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 측의 대화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강 장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수출당국 간 대화가 조속히 성사돼야 하지만 일본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고노 외무상에게 자국 수출당국을 설득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일본 측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양국이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할 만큼 신뢰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왕이 국무위원과의 한·중 회담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가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시 주석의 방한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 등 실질적 협력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시 주석의 조기 방한이 양국에 모두 중요하다는 인식을 확인했다"며 "방한 시점 등은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한·중 회담 때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홍콩 시위 사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사드에 대해서는 중국 측의 원론적인 입장 전달이 있었지만 실질 협력 부문에서 상당히 많은 복원이 이뤄졌고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미국이 일본 등 동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왕 국무위원이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고 우리는 관련국 협의를 통해 평화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부터 요구받은 적 없고, 검토·논의한 적도 없다"는 한국 국방부의 발표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시위 사태의 경우 "홍콩은 중요한 인적·경제적 교류 파트너인 만큼 상황을 주시 중이며 평화적으로 해결돼 홍콩이 지속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방중 첫날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관계자들과 면담한 강 장관은 "미·중 갈등과 일본의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들을 만나 현안과 애로 사항을 청취한 게 상당히 의미 있었다"며 "청취 내용을 중국 측에 전달했고 외교부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가능한 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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