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예비선거 완패에 복지정책 확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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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8-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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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세 인하·최저임금 인상·유가 동결 등 재정확대 방안 발표

  • “1700만명 혜택 받을 것” “국민의 목소리 받아들이겠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대선 예비선거에서 완패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복지정책 확대와 재정지출을 늘리는 새 경제대책을 발표했다.

취임 이후 3년간 긴축정책을 고수하던 마크리 대통령이 연임 실패 위기감 속에 허리띠를 풀고 국민에게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앞서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중도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에게 15% 이상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일간지에 따르면 마크리 대통령이 이날 오전 발표한 경제대책에는 소득세 인하, 최저임금 인상, 복지 보조금 확대 등이 포함됐다.

근로자들의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종전보다 20% 상향하고, 자영업자들은 올해 낼 세금을 미리 납부하면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현재 월 1만2500페소(약 26만원) 수준인 200만 명 근로자의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또 저소득층 자녀에게 주는 보조금을 9월, 10월에 추가로 지급하고 학자금 보조금도 40% 인상하며 공무원과 군인들에게는 이달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가를 향후 90일간 동결하기로 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1700만 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인 출신의 친(親)시장주의자인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의 열망 속에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 교체에 성공하며 집권했다.

그는 좌파노선을 걸었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이전의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펼친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하며 공공요금 인상과 보조금 삭감 등 긴축정책을 폈다.

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도 경제위기가 나아지지 않아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되고 인플레이션과 환율도 계속 치솟자 민심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예비선거 결과 발표 후 마크리 대통령은 "내가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예비선거일인) 일요일에 여러분이 나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정책의 실책을 시인하며 자신의 지나친 긴축정책이 아르헨티나 국민에겐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과산을 오르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웠을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만 마크리 대통령의 방향 전환이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의 마음 또한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새로운 경제대책에도 불구하고 크게 시장은 반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 메르발 지수는 장 초반 상승하다 하락세로 돌아서 1.4% 내렸고, 페소화 가치도 하락세를 이어가 달러당 60페소를 넘어섰다. 지난 예비선거 결과 직후인 12일에는 메르발지수는 38%, 페소화 19% 이상 대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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