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10주째 격화...'아시아 항공허브' 자리 넘보는 中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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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1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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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 홍콩 흔들리자 글로벌 기업 유치에 박차

홍콩의 국제도시 이미지가 최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로 퇴색하고 있는 사이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이 홍콩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과 바다를 사이에 둔 중국 선전시가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지원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사태에 홍콩의 '아시아 항공 허브' 자리가 흔들리자 선전이 이 기회를 넘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이틀 동안 점거해 항공편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선전에 있는 바오안(寶安) 국제공항이 어부지리를 얻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홍콩에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본토와 싱가포르 등으로 향하려던 관광객들은 시위대가 홍콩공항을 점거하자 곧바로 선전 바오안국제공항으로 이동해 대체 항공편을 구매해 이용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증시에 상장된 선전바오안공항의 주가는 13일 10%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에 '아시아 항공허브'라고 불리던 홍콩국제공항은 큰 타격을 입었다.

로우 청궉 홍콩중문대학 교수는 "이틀 동안의 공항 점거 시위로 인해 홍콩 항공산업이 6억 홍콩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며 “이는 홍콩 하루 평균 GDP의 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추정했다.

그는 "정치적 풍파가 이어진다면 여행객들은 홍콩으로 여행 오거나 경유지로 거쳐 가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라며 "이는 '항공 허브'라는 홍콩의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톈샹 중국 광저우 중산대학 교수는 "중국 중앙정부의 입장에서는 홍콩 시위 사태가 악화한다면 홍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선전과 광저우의 공항들을 키우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하이도 이를 틈 타 홍콩의 국제 금융도시 자리를 노리고 있다. 상하이시는 글로벌 기업의 본사 유치를 위해 투자제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30개 신규 조치를 발표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홍콩에서 시위가 끊이지 않아 홍콩의 지위가 퇴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중화권에서 금융중심지 기능을 한 홍콩이 흔들리는 것을 틈 타 상하이가 글로벌 기업 유치에 공을 들여 국제도시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 국제공항 출국장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수천 명의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에 몰려 연좌시위를 벌이면서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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