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왼발잡이' 이인영, 험난했던 원내대표 100일…남은 임기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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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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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꼿꼿한 강경파서 '부드러운 남자'로 이미지 변신 중

  • 86세대·운동권 대표주자서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으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광복절에 '집권여당 원내사령탑' 취임 100일을 맞았다. 대내외 악재 속 그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는 그에 대한 평가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직후 취임해 어수선한 정국을 수습하고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해냈다는 긍정적인 성과와 장기간 여야 협상 난항으로 '빈손 국회'를 면치 못했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제3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노웅래·김태년 의원을 꺾고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취임하자 마자 그는 20일 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과의 3당 원내대표 '맥주 회동'을 이뤄냈지만, 국회 공전은 계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당이 강경 투쟁을 지속하고 경제청문회를 요구하는가 하면 일본의 경제보복 장기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목선 귀순,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침범 등 대외적 외교안보 이슈까지 불거지며 정국은 해법을 찾지 못하고 표류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제출한 2019년 제1회 추경안이 제출 석 달이 넘도록 국회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역대 두 번째 장기간 체류'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회는 결국 이달 2일이 돼서야 제출 100일째인 추경안을 겨우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고, 이 원내대표는 겨우 체면치레를 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인영 국회운영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다사다난한 100일을 겪었지만, 이 원내대표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더욱 험난해 보인다.

당장 지난 9일 개각으로 국무위원 후보자에 지명된 7명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진다. 인사청문회가 전통적으로 야권의 공세의 장이 돼 왔고, 지난 개각에서 2명의 낙마자가 발생했던 만큼 야권은 여느 때보다도 송곳 검증의 칼을 갈고 있다.

오는 9월에 열릴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도 이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시험의 장이 될 전망이다. 보통 선거를 앞둔 정기국회는 표를 의식한 야당 의원들의 정부·여권을 향한 전방위 공세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20대 국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민생·현안 입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기국회 말미에는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예산안'도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강성 운동권 출신에다가 까칠하기로 유명한 이 원내대표의 성격은 당내 안팎에서 유명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평소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흰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하기도 하며 '부드러워진' 이미지 변신에 방점을 뒀다.

이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도 "발끝까지도 바꾸려고 한다. 정치라는 축구장에서 레프트 윙에서 옮겨 중앙 미드필더가 되겠다"면서 "변화와 통합의 길로 나가야만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말하며 변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초반에 "말 잘 듣고, 부드럽고, (기자들과) 따뜻한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대로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 당선 직후 민주당 의원들은 "이인영의 태도가 뭔가 변하긴 변했다"고 평가했으며, 다수의 언론들도 '이인영이 달라졌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불과 한달 뒤 그는 다시 '까칠'해지기 시작했다. 5월·6월 임시국회가 무위로 돌아가면서다. 최대한 '절제된' 톤으로 유감을 표명해왔던 이 원내대표는 태도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참을 만큼 참았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자신의 주장만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저는 굉장히 정성스럽게 임했는데 왜 갑자기 과도한 요구로 장애를 조성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등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당 내부에서는 이 원내대표가 강경 모드로 돌아섰다기보다 지금 시기에는 강경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남은 정국에서 이 원내대표가 다시 '까칠' 모드로 돌아올지, 아니면 당선 당시의 초심을 찾아 부드러운 모습을 보일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하얀 머리 시절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원내대표는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를 대표하는 운동권 인물이다.

1987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1990년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맡았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에 따라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우상호 의원과 함께 새천년민주당에 영입되며 정계에 입문했으며, 이후 새천년민주당에서 청년위원장을 역임했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 선대위 인터넷선거특별본부 기획위원장을 맡았으며,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구로갑에서 당선되며 원내에 입성했다.

제18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나, 19대와 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20대 국회에서는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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