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액 몰린 카뱅ㆍ고객 부족 케뱅 '낮은 예대율' 고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서대웅 기자
입력 2019-08-13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카뱅, 대출액 2배 늘렸지만 예ㆍ적금액 더 몰려 수익성 악화

  • 케뱅, 절대적 고객수 부족 영업 난항ㆍ자본확충에도 어려움

  • 올들어 모두 60%대 하락… "최소 80% 유지해야 수익 가능"

국내 1·2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정반대 상황으로 같은 고민에 빠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간 대출액을 2배 가까이 늘렸지만, 예·적금 고객이 더 많이 몰린 탓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케이뱅크는 고객 규모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해 영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인터넷은행 모두 올 들어 예대율이 60%대로 떨어진 것으로, 그 배경은 다르지만 적어도 8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공통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수신고객 몰리며… 카뱅 예대율 1년 만에 17%P↓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64.8%로, 지난해 6월(81.5%)보다 16.7%포인트 떨어졌다. 카카오뱅크 예대율은 지난해 말까지 80%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 1월 75.3%로 낮아진 뒤 2월 들어 60%대로 하락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1년여 동안 대출을 77.8% 늘렸음에도 예대율이 떨어진 것은 대출고객보다 수신고객이 더 많이 몰렸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수신잔액은 지난해 6월 8조3600억원에서 지난달 말 18조6800억원으로 123.4% 급증했다.
 

[그래픽=아주경제]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나타내는 예대율은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 집행을 막기 위해 도입된 지표로, 은행은 이 비율을 100% 이내로 맞춰야 한다. 이는 대출을 수신 규모 내에서만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대율이 90%대 중반에 이르는 시중은행들이 특판을 진행하는 것도 수신액을 늘려 예대율을 떨어트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예대율이 60%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자수익(대출이자)보다 조달비용(수신이자)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질 수 있어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높다. 금융권에선 최소 예대율을 80% 수준으로 유지해야 지속가능한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카카오뱅크가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선 수신고객보다 대출고객을 더 끌어모아야 하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다. 수신금리를 낮추거나 대출금리를 올리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유입될 것이란 보장이 없는 데다가 오히려 이자수익만 줄어들 수 있다.

◆파이 늘리지 못한 케뱅, 앞날도 불투명

케이뱅크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70%대의 예대율을 유지했지만, 같은해 9월 60%대로 하락한 뒤 올 2월엔 50%대까지 떨어졌다. 5월 들어 60%대로 반등했지만 지난달 말 예대율은 여전히 61.0%에 불과하다.

케이뱅크의 예대율이 낮아진 것은 절대적인 고객수가 부족한 가운데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은 영향이 크다. 케이뱅크 고객수는 올 1월 말 89만명에서 지난달 말 107만명으로 20%가량 늘었지만, 1000만 고객을 돌파한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10% 수준에 불과하다.

수신잔액도 같은 기간 2조600억원에서 2조5400억원으로 23.3%, 여신잔액은 1조31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18.3% 늘어난 데 그쳤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본금 부족 탓에 영업을 확대하지 못했다. 현재 케이뱅크는 수신금리는 잇따라 내리고, 대출 영업은 중단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충이 급선무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잠정 중단된 탓에 앞날이 불투명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해선 적어도 80% 수준의 예대율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 시장 환경에선 쉽지 않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 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