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소주’는 간판사업?···오너가 폭탄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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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8-0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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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무학 회장이 2018년 10월1일 창립 89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무학 제공]



부산·경남 지역 기반 주류 제조사인 ‘무학’이 수도권 진출에 사실상 실패한 후,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학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십분 활용해 오너 기업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무학의 2016년 영업이익은 519억원에서 2017년 287억원, 2018년 적자 전환했다.

무학의 주요 제품은 희석식 소주인 ‘좋은데이’, ‘화이트’, ‘좋은데이 깔라만시’ 등이다. 실적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민연금도 지난 5월31일 보유 지분을 6.07%에서 5.02%로 낮췄다.

실적하락의 계기는 무학의 수도권 진출 실패다. 하지만 주류사업 부문 매출 비중을 보면 수출은 늘어난 반면, 내수 판매가 급감하면서 전체 금액이 쪼그라들었다. 

무학은 전문경영인의 존재가 무색할 정도로 오너 일가가 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오랜 세월 고착화 한 지배구조가 국내 소비자의 취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창업주인 최위승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셋째 최동호 MH에탄올 부회장, 넷째 최정호 용원개발 대표과 지분 관계로 얽혀 있다. 용원개발은 회원제 골프장 사업이 주 목적인 회사다. 진해오션리조트 용원건설(옛 용원씨에스) 등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무학은 용원씨에스 주식 6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 용원씨에스 장부가액은 최초 취득가액과 같은 1억1180만원이다. 진해오션리조트에 3억원을 장기 대여해주기도 했다.

MH에탄올(옛 무학주정)은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의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현재 용원개발의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문제는 둘째, 셋째 형이 투자한 용원개발의 회사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용원개발은 2017년 108억원, 2018년 1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같은 긴밀한 가족경영 체제는 오너 3세로 넘어가서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최재호 무학 회장의 아들이자 최낙준(32)씨는 입사 4년 만에 무학 사장직에 올랐다. 아버지 최재호 회장과 최낙준 사장은 각각 회사 공익재단인 좋은데이나눔재단의 이사장, 이사를 맡고 있다.

최낙준 사장은 무학 비상장 금융 계열사인 토카이인베스트번트 지분 95%를 소유하고 있다. 토카이인베스트먼트는 다시 무학의 광고 계열사 화이트플러스 지분 61.68%, 금속 계열사 엔팩 지분 99.9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한편 무학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공시에서 누락해 금감원으로부터 지난 2월 4년 치 공시 정정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무학흔 최재호 무학 회장 등 최대주주가 지배는 좋은데이나눔재단과 계열사인 지리산산청샘물, 화이트플러스, 엔팩, 토카이인베스트먼트 등을 수년간 무학 특수관계인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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