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보는 日 경제보복]"일본의 자해 행위" 길어지면 "무서운 결과"…중국에선 "기회"

최지현, 손일연 기자입력 : 2019-07-20 09:30
 

한·일 경제갈등 일러스트[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시작된 한·일 경제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여러 외신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두고 “일본의 자해 행위가 무모하다”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일 역사 문제가 경제갈등으로 발전

주요 외신들은 한·일 경제갈등의 장기화 원인을 한국과 일본의 역사 문제에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역사 문제에서 촉발된 한·일 양국의 국내 정치 문제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면서, 그간 한·일 사이에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협상’과 ‘강제징용 노동 피해자 배상판결’ 문제의 자세한 추이를 설명했다.

미국 방송사 ABC와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한·일 경제갈등을 각각 ‘역사 그림자 정치(History shadows politics)’와 ‘역사 전쟁(History war)’으로 정의하면서 역사 문제로 오랫동안 쌓여있던 양국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일본 경제보복 주요 경과[자료=최지현 기자]


◆"일본의 자해 행위"…갈등 장기화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

지난 17일 ABC는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 악영향을 지적하면서 “글로벌 산업에 도미노 효과를 불러 일으켜 무서운 결과(dire consequences)로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의 고위관리와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애플, 아마존, 델, 소니 등 전세계의 수십억 소비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상호 의존적인 세계 공급 체인의 가치 사슬 붕괴를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수출 규제 결정을 두고 “경제적 측면에서 근시안적”이며 “보다 넓은 지정학적 맥락에서 일본의 무모한 자해행위”라고 표현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에 수출이 규제된 품목의 교역량은 4억 달러(4700억원) 정도이지만 중요성으로 본다면 가치가 그 이상으로 크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미 지역 공급망이 공격 받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세계 공급망에 고통이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이 각종 전자 제품에 필수적인 부품을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메아리"...美 중재 나서야

이코노미스트는 문제를 해소하기에 아직은 너무 늦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아직까지는 경제적 피해가 제한적이기에 갈등의 빠른 해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따라한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외교적 책임감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중 무역분쟁부터 한·일 경제갈등까지 이어진 일련의 세계 무역 상황은 “국가 안보를 내세워 경제 파트너를 괴롭히는 트럼프식 보호무역이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따라서 현재 세계 무역 체제는 “더 비열해진 새로운 질서”에 의해 대체될지 “긴장을 진정”시킬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WP 역시 미국 정부의 뒤늦은 중재 개입을 비판하면서 “미국의 중재가 묘책(실버 불릿)은 아니지만 양국의 분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화위복', 중국선 기회라는 인식도

중국 외신들이 이번 일본 경제보복을 바라보는 시각은 한마디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다.

표면적으로 보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이미 복잡한 정치·경제 상황을 겪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갈등이 자국에 피해로 다가올까 조심스러운 분위기이다.

지난 17일 중국 신화통신은 한 칼럼에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수입량의 48%가 한국 기업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중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를 더 비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신화통신은 다른 기사에서 “한·일 경제갈등이 확대되면 양국의 전기·전자산업이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이에 따라 중국의 관련 제품 생산량이 2.1% 늘어날 전망”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이 점유율을 독점한 상태였던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인 것이다.

아주경제와 컴패션의 따뜻한 동행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김정래의 소원수리
    아주경제 사진공모전 당선작 발표 안내 2019년 8월 23일
    2019GGGF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