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원석 질경이 대표 “글로벌 여성청결제 시장 공략, 모든 여성 찾는 제품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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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19-07-1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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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매출 215억원, 시장 1위…국내 홈쇼핑 33회 매진, 중국 타오바오 완판 행렬

  • 그루밍족 증가, 잠재성 큰 맨즈뷰티 시장도 진출…연내 코스닥 이전 상장 추진

"세계는 하나의 국가고, 미국도 하나의 행정구역이라 생각합니다. 전 세계를 한 나라로 보니 인구 절반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가능성이 엿보였습니다."

11일 최원석 대표는 서울 서초구 질경이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해외 진출을 향한 포부를 밝히며 이처럼 말했다.
 

최원석 질경이 대표가 11일 서울 서초구 질경이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오수연 기자]

최 대표의 집무실에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한쪽 벽면을 꽉 채우고 있다.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도 전 세계 곳곳에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현재 진출한 국가나, 진출을 검토 중인 국가마다 표시한 것이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최 대표의 포부가 담겨 있다.

전 세계 모든 여성이 질경이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최 대표는 "언젠가는 지도 곳곳에 포스트잇을 다 붙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경이는 여성청결제를 비롯해 여성 건강 관련 제품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기업이다. '여성의 삶의 질을 경이롭게 한다'는 사명 그대로 전 세계 여성의 건강한 삶을 위해 힘쓰고 있다.

최 대표가 질경이를 설립하게 된 '아내 사랑' 스토리는 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다. 2006년까지 생수사업을 하던 중 질염으로 고통받는 아내를 위해 여성청결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불편을 겪으며, 심지어 일상생활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성청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0년 고체타입 여성청결제 '질경이'를 출시해 온라인상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홈쇼핑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첫 홈쇼핑 방송에서 단 28분 만에 준비한 제품을 전량 매진시켜 주목받았다. 단일품목 1개에 불과했던 제품군은 어느덧 젤, 폼, 스프레이, 에센스, 물티슈 등으로 확대됐다. 미백크림, 생리대 등 여성 건강 관련 제품군도 판매하고 있다. 2010년 100억에 불과했던 국내 여성청결제 시장 규모는 현재 400억 규모로 추정되고, 질경이는 지난해 매출 215억원으로 시장 절반을 꽉 잡은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국내 선도 기업에서 글로벌 시장으로…中 타오바오서 '완판'

질경이는 국내 시장에 이어 글로벌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며, 인종에 관계없이 겪는 문제인 만큼 개척할 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다문화 가정 여성에게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거나, 해외 박람회에서 다국적 바이어들에게 샘플을 주면 외국인들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질경이 샘플을 시험 삼아 써본 다음날 모녀가 질경이 부스를 찾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일 품목에만 주력하다보니 주위에서는 라면만 팔아서 되겠냐고, 김치찌개도 짜장면도 팔아야 한다, 다른 제품도 론칭하라, 걱정 어린 조언을 했다"며 "그러나 3년간 제품 개발을 하며 품질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쥐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성을 보고 덤빌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질경이는 국내 홈쇼핑 33회 매진 기록에 이어 중국 대형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에서도 완판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총 3번에 걸쳐 타오바오의 유명 판매자·왕홍(중국 인터넷 상 유명인)과 제휴해 제품을 선보였는데 1~2시간 만에 준비된 물량 전체가 품절될 만큼 반응이 뜨겁다. 지난달 30일 중국 왕홍 키키(Kiki)가 소개한 질경이 제품은 8500개가 1시간 만에 전량 소진되고, 라이브 방송에 90만명이 접속할 만큼 주목받았다.

중국 시장은 지난 2016년 베이징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진출 기반을 다져오고 있다. 대표 제품 질경이를 포함한 4가지 제품에 대한 위생허가를 획득했다. 중국 포웨스트사(FOREWEST)와의 협약을 통해 중국 온라인 몰 , 약국, 병원 등 유통망을 체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진출했고,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무슬림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세계 3대 할랄(무슬림이 이슬람교도 율법에 따라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는 것) 인증기관인 인도네시아의 무이(MUI)로부터 국내 여성청결제 최초로 할랄 인증도 받았다.

그러나 수출 길을 뚫고 나아가기는 쉽지 않다. 애로사항도 크다. 품질만으로는 글로벌 장벽을 뛰어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해외 박람회에서 제품을 소개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질경이의 우수성을 먼저 알아본다. 예전에 해외 유통사 여성 임원들이 질경이 제품을 써보고는 총판 계약을 맺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으나, 여러 가지 제약 사항에 부딪혀 좌절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1등하는 제품이면 전 세계 시장에서도 1등을 할 수 있다"며 "국내 우수 제품을 해외로 수출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약 사항이 많은데, 국가 차원에서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길 바란다"고 정부 당국을 향해 당부했다.

◆“남성, 여성과 함께 건강해져야”…남성청결제 시장에도 도전장

질경이는 현재 판매 중인 여성청결제 라인과 별도로 내부 의약품 연구개발(R&D) 부서에서 무항생제 질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시험 3상을 준비 중이다. 의료기기 분야로도 연구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롯데홈쇼핑을 통해 남성청결제를 첫 출시했다. 여성청결제 대표주자이나, 남성용 제품을 출시한 것은 조금 낯설다. 업계에 따르면 남성청결제 시장은 여성용 제품에 비해 7분의 1, 8분의 1 규모로 크지 않아, 다소 의아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역시 질경이가 추구해온 여성 건강 철학의 연장선이라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남성청결제는 규모가 작은 시장이지만 남성과 여성이 함께 건강해야 한다. 여성 혼자만 청결하면 둘 다 건강할 수 없어 신제품 매너맨 워시 젤 바이 질경이를 선보이게 됐다"고 출시 취지를 전했다.

잠재된 시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그는 이어 "여성도 그렇지만 남성도 민감한 부위는 피부가 연약해서 안 좋은 성분의 흡수력이 빠르다"며 "최근 자신의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들, 소위 '그루밍족'이 증가하며 맨즈뷰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50억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청결제 시장이 60억 규모까지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질경이 대표가 11일 서울 서초구 질경이 본사에서 '질경이 프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수연 기자]

◆여성청결제 시장서 대박낸 남성 대표, 비법은 ‘몰입’

질경이의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소 외음부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여성은 16.4%에 불과하다. 이는 발 관리(16.7%)보다도 못한 수치다. 가장 큰 문제는 외음부 건강을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민망하다고 여기기 때문. 이처럼 여성들도 터부시하는 분야인데, 여성청결제 시장에서 남성 대표의 성공은 이례적이다.

최 대표는 그 비결로 '몰입'을 꼽았다. 그는 "사람들은 질경이의 성공을 두고 마케팅을 잘한다, 전략을 잘 세웠다 하지만 저는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이 분야에 몰입해서 답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들쑤셨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품을 설명하다가 직접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초창기에는 온라인에서 고객 사용 후기에 직접 댓글을 달기도 했다. '잘 받았어요', '좋아요' 같은 짧은 후기에도 10줄, 20줄씩 감사한 마음으로 답글을 달았더니 후기가 점점 늘어나고, 이용자가 주변 친구들에게 제품을 권하고 재구매율이 높아지며 질경이 팬도 늘어나더라"고 밝혔다.

질경이는 지난 2015년 여세를 몰아 코넥스 상장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세계 시장으로 가려니 인재와 자금 유치가 필요해 코넥스에 상장하게 됐다. 다음 단계는 코스닥"이라며 "올해 계획한 대로 실적이 뒷받침 된다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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