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람, 홍콩 시위대 학생들에 면담 제안했다 '퇴짜'

SCMP"캐리 람, 시위대에 대화 제안은 처음"

홍콩 과기대·중문대 "너무 늦은 대화 요청"

홍콩 당국이 ‘범죄인 인도법’과 관련해 대학생들과 비공개 면담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대변인은 지난 4일 이메일을 통해 “람 행정장관이 최근 시위에 참여한 청년, 대학생들에게 대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가 시위대 측에 대화를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대화 제안을 받은 홍콩과기대(HKUST)와 홍콩중문대학(CHUK) 학생들은 대화 제의가 너무 늦었다면서 이를 거절했다.

재키 소 중문대 학생회장은 "정부가 학생 단체들만이 아니라 더 넓은 대중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홍콩 당국이 시위대와 가질 모든 회동은 홍콩의 다른 분야 대표들을 포함해야 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은 1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거리를 메우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홍콩 과기대 학생회도 람 행정장관이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다며 "대화의 문은 반드시 모든 홍콩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이가 발언권을 가질 수 있도록 열려있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게재한 성명에서 밝혔다.

대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홍콩 시민들은 처음엔 송환법 반대 이슈에 집중해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추진 '무기 보류' 방침을 밝힌 이후에는 송환법 완전 폐지,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 강경 진압 책임자 처벌, 체포된 시위대 석방 등으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홍콩과기대와 중문대를 비롯한 홍콩내 8개 대학 학생회는 지난달 18일부터 송환법 철회를 요구하면서 동맹휴학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