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산업 육성 후보지 둘러싼 박원순·김현미 힘겨루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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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07-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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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전경. [사진=킨텍스 제공]


3조원이 넘는 정부의 마이스(MICE, 회의·관광·컨벤션·전시)산업 육성 후보지 선정을 둘러싼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간 힘겨루기가 예고됐다. 내년 총선을 앞둔 박원순 시장과 김현미 장관에게는 이번 후보지 선정 결과가 각자의 입지를 다지는 기회 또는 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MICE 신규투자는 잠실 대신 일산 킨텍스로 결정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킨텍스가 2016년부터 제3전시장 설립을 추진 중이었고, 자족시설이 없어 베트타운으로 전락한 일산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 하반기 중 수도권 마이스 시설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하고, 적합 후보지를 공개할 것"이라며 "수요 분산을 막기 위해 일산이나 잠실 중 한곳만 선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3조원 이상이다.

자체적으로 마이스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오던 서울시나 고양시는 갑작스런 경합 구도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2013년 10월 '서울 관광·MICE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부터 마이스산업 육성에 집중해왔다. 이는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활용 방안을 중심으로 한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으로 이어져 현재까지 추진 중이다.

고양시도 킨텍스에 제3전시장 건립 및 MICE 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해왔다. 기존 제1·2전시장이 가동률 60%를 넘어 더이상 3전시장 건립을 미룰 수 없고, 고양시의 산업 기능 확보를 위해서도 마이스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킨텍스와 한류월드 부지의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이 완료됐고, 앞서 자체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편익(BC) 분석값이 1을 상회했고, 이슈를 감안해 서울 코엑스에 마이스가 생겼을 때 상충되는 부분이 없는지도 살폈는데 1을 약간 밑돌아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 여부와 상관 없이 추진해왔던 사업인 만큼 앞으로도 손을 놓진 않겠지만, 일종의 경합이 돼버린 탓에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지역주민들의 실망감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킨텍스는 경기도와 고양시, 코트라가 각각 3분의 1씩 지분을 갖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김현미 장관과 박원순 시장의 신경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출마한다면 다른 데 안 가고 일산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킨텍스가 정부 지원을 받게 되면, 김 장관은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에서부터 반발이 일고 있는 3기 신도시 갈등을 원만하게 매듭짓고 4선 도전까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실제 김 장관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경기도, 고양시와 함께 킨텍스의 마이스 기능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박 시장에겐 내년 총선이 자신의 20대 대선 가도에서 유력 주자로서 자리매김할 중요한 분기점이자 임기 중반 시정에 대한 중간 평가로서 서울 민심의 향배를 파악할 수 있는 시험대다. 그래서 더욱 이번 마이스 시설투자 지원 확보가 중요하다.

정부 한 관계자는 "마이스 시설투자 지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된다"며 "국내 마이스산업 발전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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