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앙지검장 후보? 부담스러우니 이름 빼달라”...몸사리는 '윤대진'의 경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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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기자
입력 2019-06-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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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기 중앙지검장 경쟁, 사실상 윤대진 독주체제

  • ‘떠오르는’ 한동훈, 검사장 진급 후 중앙지검장 기용론 急대두

“내가 차기 중앙지검장 후보군? 감사하지만 부담스럽다. 거론하지 말아달라”

최근 검찰을 출입하는 기자들이 종종 듣는 말이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검사장의 뒤를 이을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후보군으로 지목된 몇몇 검사장들이 ‘명단에서 빼’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일부 검사장들은 꽤 정색을 할 정도다. 

서울중앙지검장은 2013년 대검 중앙수사부가 해체된 이후 명실공히 검찰의 유일한 주력부대가 된 곳이다. 직접 수사권이 없는 검찰총장에 비해 실제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제2인자’로 불리는 곳이다.

검찰총장이 누구냐에 따라 청와대와 직접 교감을 하면서 인사권과 수사권을 행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실질적인 검찰총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런 자리에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그 이유로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윤 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유력한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다.

[사진=연합뉴스]

그를 유력 후보로 꼽는 이유도 많다. ‘대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비견되면서 ‘소윤’이라 불린다는 점을 시작으로 윤 총장 후보자와 같이 박근혜 시절 한직을 전전했다는 점, 운동권 출신이라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원천적인 공감대가 있다는 점까지 거론된다. 누가 보든 최적임자임이 틀림없어 보이는 경력이다

이성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나 구본선 대검 형사부장, 김후곤 대검 공판송무부장, 여환섭 여주지청장 등이 경쟁자로 거론됐지만 사실상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윤대진 한 사람만 거론하기 뭣하니 이런 저런 인물들을 곁들이는 것 뿐,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다”라는 냉정한 지적까지 나왔다.

‘윤대진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사람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떠오르는 권력'(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과 가까운 그와 경쟁자가 된다는 것 자체에 적잖이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차기 중앙지검장 후보군에 포함된 몇몇 검사장이 “명단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고 정색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앙지검 개청이래 처음으로 싱거운 경쟁이 되고 말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복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인 한동훈 검사가 ‘윤대진 대세론’을 꺽을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차장검사는 사법연수원 27기로 상황에 따라 오는 8월 인사에서 검사장 진급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수 특검의 ‘국정농단’ 수사를 이어받아 수사를 마무리 지은 것이 바로 한 차장검사다.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것도,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한 것도 모두 그의 작품이다.

현재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까지 성공시킬 경우 한 차장검사는 2명의 대통령과 1명의 전직 대법원장, 재벌총수 등을 임기 중에 구속시킨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게다가 언론과 관계가 걸끄러운 윤 검사장에 비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사장이 자신보다 사법연수원 선배인 고위검사들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지만, 대검 차장검사(고검장급)를 선배 중에서 보임시킬 수 없는 만큼 윤 검사장을 고검장으로 승진시켜 대검 차장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럴 경우 중앙지검장 자리는 한동훈 차장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 적폐수사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인물로 한동훈만한 사람이 또 있겠느냐는 평가다.

다만 이 경우 한 차장검사가 검사장 진급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만큼 연수원 19기~22기 사이의 고위 검사장들이 어느 정도 퇴임을 해 주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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