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파월 때리기 ...ECB 드라기와 비교해 비난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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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6-2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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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연준 의장 강등·해임 권한 있어"

  • 파월, 트럼프 의식한 듯 연준 독립성 재차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 네트워크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다시 파월 의장의 거취를 언급하며 자신은 (파월 의장을) 강등하거나 해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강등하라고 제안한 적은 없다"면서도 "나에겐 연준 의장을 강등하거나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법에 따라 모든 연준의 이사들은 아무런 사유 없이 대통령이 해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설사 해임한다고 해도 대통령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장을 지명할 수 없으며 위원회 내부에서 자체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보통 위원장이 공석일 경우 뉴욕연방은행장이 맡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이 지난 2월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연준 이사직만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법률 검토작업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파월 의장의 강등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으며 백악관이 어떤 결론을 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도 최근 기준 금리를 인하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같은 사람이 연준 사람(파월 의장) 대신에 통화 정책 책임자로 가졌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파월 의장을 비판했다. 

지난 17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포르투갈에서 열린 ECB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경우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몇 주 이내에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파월 의장은 전날(25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 외교협회(CFR) 연설에서 급격한 금리 인하 기대심리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드라기 총재와 파월 의장을 비교하며 깎아내리기에 열을 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지난해 금리 인상을 자제하면서 '양적긴축'(QT)을 계속하지 않았다면 뉴욕증시가 급등하고 경제성장률은 최고 5%까지 높아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갖고 있다는 게 나의 문제"라며 "그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일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저 얼마나 터프한지를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또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도 재차 거론하면서 "반면 우리는 기준금리를 올려왔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파월 의장의 해임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인상한 파월 의장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지난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해임을 검토했지만 대통령 측근들이 적극 만류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월 의장은 수차례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듯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전날 파월 의장은 "연준은 단기간의 정치적 압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는 연준의 '독립성'으로 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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