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또"...국회 정상화 불발에 재계 '전전긍긍'

임애신 기자입력 : 2019-06-25 15:28
"드디어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여야 대치 상황을 보다보니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국회 정상화 무산으로 재계가 또 한번 큰 실망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국회 파행 80일 만에 정상화에 합의했으나 두 시간 만에 무효됐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반대로 합의가 추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가 예정대로 정상화됐다면 여야는 다음달 11일과 1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각종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당의 거부로 경제 법안뿐 아니라 추경안과 주요 민생입법 처리가 줄줄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 "지금이 정치 싸움할 때인가"...답답한 재계

재계는 이날 국회 상황을 전달받으며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재계 한 관계자는 25일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경제가 어렵다'고 할 뿐, 기업 경영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정치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공전을 거듭해 온 국회 본회의가 지난 24일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 시정연설 등으로 마무리 되자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꾸준히 국회를 방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박 회장은 지난 17일 국회를 찾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났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조속한 입법과 이를 위한 국회 개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이번이 박 회장의 20대 국회 11번째 방문이다.

박 회장은 이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살아가기의 팍팍함은 기업이나 국민들 모두가 마찬가지"라며 "실적이 안 좋은 기업도 고통이고, 심해져 가는 양극화 속에서 가진 것 없는 국민들도 고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기업과 국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붙들어 줘야 저희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격랑 속에서 흔들리는 처지에 있는 기업들은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나 참담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 "4차 산업혁명부터 헬스케어까지 벌써 뒤쳐지는 중"

박 회장이 이처럼 뼈 있는 말을 내뱉은 것은 국회의원들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국회 처리된 법안 126건 중 기업지원법안은 9건으로 7%에 불과하다. 

재계는 저마다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정보 이용에 대한 규제 완화를 담은 데이터규제완화 3법의 조속한 처리를 원하고 있다.

개인정보의 축적·활용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4차 산업혁명은 물론 금융·의료 등 전 산업의 신제품 개발, 마케팅, 재고관리 등 기업활동 전반에 활용된다. 현행법은 개인정보 보호를 엄격하게 보호해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 익명 처리를 하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해 식별 가능성이 있으면 모두 규제 대상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쌀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규제 때문에 관련 산업의 발전이 뒤쳐지고 있다"며 "규제 완화 악용 사례에 대한 감시·처벌을 강화해 제도와 규범을 조속히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의료산업 선진화도 시급한 사안이다. 현재 환자·의료인 간 원격의료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해 의료 분야 신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장애인 등에 한해 원격의료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장기간 국회에 계류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헬스 분야 기술 경쟁 수준은 한국이 76.1%로 미국(100%), 유럽(87.3%), 일본(85.5%)에 비해  뒤져있다. 원격의료는 정보통신기술(ICT) 시대에 전세계 대부분 국가가 시행 중이다. 신산업 육성 및 의료서비스의 질 개선 위해서라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대한상의 관계는 "의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을 동네병원 경영난 심화, 생명윤리 경시 등으로 오해하는 사회분위기가 있다"며 "규제완화를 통해 얻는 사회적 편익이 크고 보완 장치 마련도 가능한 만큼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핀테크 산업 육성, 클라우드 컴퓨팅 규제 완화, P2P금융 활성화, 가사서비스산업 선진화, 기업승계제도 개선 등에 대한 법안 등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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