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0.39점 차이로 자사고 재지정 탈락…줄 폐지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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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민 기자
입력 2019-06-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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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교육청, 상산고 재지정평가 점수 79.61점 발표

  • 감사·지적 등 규정 위반으로 5점 감점돼

  • 올해 평가 앞둔 자사고는 광양제철고·하나고 등 24개교

전주 소재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인 상산고등학교가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했다. 전북교육청은 20일 상산고의 재지정 평가 점수가 기준점수 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초 재지정 평가를 앞둔 자사고들은 이번 상산고 자사고 취소 결정을 향후 자사고 줄 폐지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북교육청은 이날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평가단 평가와 심의 등을 거쳐 상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상산고는 31개 평가 항목 중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점수도 2점 만점에 0.4점을 받았다. 전북교육청은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가 적발돼 5점이 감점됐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과 교비회계운영의 적정성, 학교운영의 적정성 등에서 감점이 있었다”며 “교육청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평가 기준점수가 80점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상산고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은 1차로 평가위원 평가 후 전북 자율학교 등 지정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재가로 확정됐다. 상산고의 일반고 전환 절차는 다음 달 김 교육감이 지정하는 청문주재자가 청문을 실시하고 7월 중순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요청한다. 장관이 동의하면 8월 초 고입전형기본계획을 수정하고 9월 중순 2020학년도 평준화 일반고 전형요강을 공고하게 된다.

상산고는 즉각 반박성명을 발표하고 취소 거부 투쟁에 나섰다. 상산고는 “다른 시·도 자사고의 경우 70점만 받아도 그 지위가 유지되는데, 전북 소재 상산고는 79.61점을 받고도 그 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과연 김승환 교육감식 형평성이요, 공정성인가”라고 반문했다.

상산고는 청문 과정에서 평가의 불합리성과 부적법성을 지적하고 교육부장관의 동의·부동의 과정에서도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상산고는 행정소송 및 가처분신청 등 법적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의 저자 홍성대 이사장이 사재 462억원을 투자해 2012년 자사고로 전환했다.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이 여타 다른 시도 소재 자사고로 확산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당장 이날 군산 중앙고와 안산 동산고도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됐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앞둔 자사고는 전체 42개교 중 24개교다. 민족사관고와 광양제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 등 8개 전국단위 자사고와 16개 시·도단위 자사고가 이에 해당한다.
 

서울 24개 자사고 학부모들이 20일 정동교회 앞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부당하다며 행진을 했다. [연합뉴스]

교육계도 이번 취소를 두고 반대의견이 거세다. 한국교총은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에 유리한 법인 전입금이나 평가의 중요요소인 학교 구성원의 만족도 관련 지표 배점은 낮췄다”며 “지정 취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22개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500여명도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부당하다는 집회를 개최했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은 ‘하향평준화 교육정책 반대’, ‘내로남불 교육정책 규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동교회에서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재지정 평가가 자사고 폐지에 목적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24개 자사고 학부모들이 20일 정동교회 앞에서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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