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회복에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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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06-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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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스닥벤처펀드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수익률이 살아나기 시작했어도 아랑곳없어, 투자자를 붙잡을 새로운 유인이 필요하겠다.

◆설정액 최고치 대비 4분의 1로 줄어

16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은 현재 5120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670억원가량 감소했다. 설정액은 2018년 4월 코스닥벤처펀드를 처음 내놓자마자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었다. 최고치에 비하면 설정액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거다.

정부는 애초 벤처기업을 키우려고 코스닥벤처펀드에 여러 혜택을 주었다. 공모주 우선 배정이나 소득공제가 대표적이다. 내년까지만 가입하면 10%까지 소득에서 공제(한도 300만원)한다.

그래도 당근이 부족해 보인다. 코스닥은 2018년에만 15% 넘게 하락했다. 그러는 바람에 코스닥벤처펀드도 같은 해 10%를 넘나드는 손실을 냈다. 거꾸로 올해 들어서는 코스닥벤처펀드가 11%를 넘어서는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이 3%에 그친 국내주식형펀드를 크게 앞서는 성과다.

코스닥벤처펀드 성과가 좋아졌지만 투자자를 안심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설정액이 가장 큰 KTB자산운용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은 출시 이후 -0.29%를 기록하고 있다. 성과가 가장 나쁜 KB자산운용 코스닥벤처펀드는 지금까지 16%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분위기는 무역전쟁 여파로 여전히 불안하다"며 "코스닥벤처펀드 투자자는 수익률 회복세를 환매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가 살 수 있는 자산 제약도 부담

코스닥벤처펀드는 혜택뿐 아니라 제약도 많다. 자산 가운데 50% 이상을 코스닥 상장법인이나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메자닌(주식인수권을 부여하는 채권)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주요 자산운용사가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였다. CB나 BW는 주식으로 바뀔 수 있어 잠재적인 대량 매물이다. 이를 발행한 벤처기업 신용등급이 높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CB 발행액은 최근 1년 사이에만 4조원에 달했다. 발행건수도 323건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65%에 해당하는 211건은 표면금리를 0%로 제시했다. 무조건 비중을 맞추어야 하는 자산운용사가 채무자를 우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CB 발행액은 올해 1분기에도 7000억원에 가까웠다.

미·중 무역분쟁과 그에 따른 경기 둔화는 하반기에도 코스닥을 괴롭힐 수 있다. 코스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 업종이 부당회계 논란에 휘말려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메자닌은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그렇지만 (대량 매물 출회로) 주가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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