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서 다시 고개 드는 '강남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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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6-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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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매 시장에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무조건 달려들고 보자"던 강남 고가 아파트도 "한 템포 쉬어가자"는 분위기다.

주목할 점은 경매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올해 초 분위기와 달리, 낙찰가가 감정가의 90% 이상 수준에 형성돼 있는 점이다. 보유세 개편안과 3기 신도시 지정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고 서울을 중심으로 대형 개발 호재들이 잇따르면서 '강남 불패 신화'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13일 법원 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 관계자는 "최근 경매 시장에서는 서울 고가 아파트의 경우 1회차 때 대부분 유찰됐다가 2회차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2회차 때 경쟁률이 치솟아 감정가의 90% 이상 수준에서 낙찰된다. 기대처럼 저렴한 가격에 팔리지는 않는다"고 상황을 전했다.

최근 10억원이 넘는 서울 고가 아파트 다수는 2회차 혹은 3회차에서 낙찰된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전용면적 213.4㎡가 2회차에서 낙찰됐다. 이달 들어서는 서초구 서초동 삼성서초가든 스위트 전용 244.9㎡가 3회차에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14.2㎡가 2회차에서 낙찰됐다.

수요자들이 경매 1회차에서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어 향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해 들어 고가 아파트들의 거래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가격을 판단할 근거가 마땅치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이들 아파트가 한두 차례 유찰되긴 했지만 감정가의 90% 이상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등 시장의 기대만큼 싼 가격에 팔리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무섭게 가격이 치솟으면서 기록한 최고가 대비 가격이 저렴하긴 하나 올해 초 나온 급매들에 비해서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롯데캐슬프레미어 213.4㎡는 올해 1월 2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가는 지난해 8월 거래된 31억3000만원이다. 해당 아파트는 최근 경매에서 2회차에 2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가 대비 낮게 거래되긴 했으나 올해 초 가격보다는 비싸게 팔린 것이다.

또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14.14㎡는 4월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가는 작년 8월 31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역시 경매 2회차에서 29억1399만원에 팔리며 전고가 대비 저렴하지만 올해 4월에 비해 가격이 상승했다.

강남구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개편안 영향은 이미 거래에 다 반영됐고, 자산가들은 강남 고가 아파트를 꽉 쥐고 있다"며 "매수문의도 적긴 하지만 매물도 없다"고 말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한 차례 유찰되면 감정가가 20%가량 낮아지니 그때를 기다리지만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비싼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9·13 대책 이후 겪은 침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출처=지지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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