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 “선진국 대열 합류하려면 상생 통한 포용성장 필요”

김태림 기자입력 : 2019-06-13 04:13
동반성장평가·적합업종 지정·임금격차 해소 등 대·중소기업간 상생문화 확산 이끄는 넛지 역할 ‘혁신 동반성장 운동’으로 中企 기술경쟁력 제고 현재 26개 기업 동참 7조9952억원 규모 협약 체결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이 12일 위원회 집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세구 기자 k39@]


“넛지. 옆구리를 찔러 유도하는 것. 동반성장위원회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문화가 확산되도록 넛지 역할을 합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 위원장은 1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동반위는 2010년 말 법에 의해 설치된 민간기구”라면서 “9년 전이나 지금이나 주어진 미션(목적)은 민간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문화확산은 사업을 통해 해야 한다”며 “동반위는 지수평가와 적합업종 지정, 임금격차 해소 운동 등 총 3가지 사업으로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반위는 대기업의 자발적 동반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협력중소기업과 동반성장 노력을 평가하는 동반성장지수를 조사해 해마다 발표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상생협력을 잘 하고 있는지 조사평가해 최우수 기업과 미흡한 기업을 발표한다”며 “평가를 받는 건 자율이지만, 평가를 안 받으면 사회적 압박이 있다. 좋은 평가를 받으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움되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많은 대기업들이 동반성장 전담 부서를 둔다. 대부분 책임자는 임원급이다. 사장급의 전담 부서장이 존재하는 건 그 기업이 동반성장 지수 관련해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단 의미다. 이런 점에서 굉장히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동반위는 대‧중소기업 간 자율 합의를 통해 110여개 품목에 대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있다. 지정된 품목에 대해선 대기업의 과잉 진출을 제한한다.
 
최근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접수 및 실태조사를 수행 중이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지난해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으로,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되는 업종과 품목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진출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다.
 
권 위원장은 “일각에선 시장 구조, 소비 트렌드 변화 등 사실을 간과한 채 중기 적합업종 권고로 인해 해당 업종의 성장이 저하되고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오해한다”면서 “또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 등이 해당 업종의 사업을 무조건 철수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도 하지만, 대기업 등은 해당 업종의 사업을 인수‧개시 또는 확장을 할 수 없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철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제도 홍보가 부족해 발생한 오해”라면서 “국민들이 중기 및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회와 상담회 등 홍보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이 1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세구 기자 k39@]



다음은 권기홍 위원장과 일문일답.
 
- 동반위원장 취임 후 가장 공들인 사업은?
 
“취임한 그해를 ‘임금격차 해소 운동 추진’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대기업과 공기업이 대금 제대로 주기 3원칙인 제값 쳐주기, 제때주기, 상생결제를 준수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혁신주도형 상생프로그램을 자율적 시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대기업과 공기업은 프로그램에 따라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 설비와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예상보다 많은 기업들이 동참했다. 현재 26개사와 총 7조9952억원 규모의 협약을 체결했다.
 
상생프로그램을 통한 문화 확산이 목적이기 때문에 결국은 자율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다만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는 모니터링을 준비 중이다.
 
올해는 ‘혁신주도형 동반성장 운동’을 추진한다.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기술혁신 동반성장 온‧오프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눠 접근한다는 뜻.
 
온라인은 협력재단의 ‘상생누리’ 플랫폼에 연구개발(R&D) 수요기업(대기업)과 R&D 수행기업(중소기업)을 연결해 주는 채널을 새로 구축한다는 얘기다.
 
오프라인에서는 우선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이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그 지역에서 혁신이 가능한 중소기업들을 선정해 대기업과 연결해주고 기술 구매상담회, 동반성장 대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달 중순 경남도에서 처음 시작한다.
 
‘혁신 동반성장 운동’의 목적은 명확하다. 협력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전속거래에 있지 않은 일반 중소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해 대기업과 협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52시간에 대한 의견과 동반위 역할은?
 
“자본주의 발달사는 노동시간 단축사다. 자본주의가 여러 부작용이 있지만 승리해 왔다. 이유가 뭘까. 노동자들이 전보다 더 적게 일하고 더 편하게 일하면서도 더 잘살게 된 거다.
 
2003년 진짜 노동시간이 단축됐다. 법정 노동시간이 주 44시간에서 40시간이 됐다. 그때도 이러면 나라 망한다고 했었다. 많은 기업인들은 추가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아우성쳤다.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총체적으로 보면 나라 안 망했다.
 
지난해 2월 국회는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법조문의 모호성 때문에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던 부분을 판례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명확하게 정리했다는 데 일차적 의의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노동시간에 있어서 글로벌 스탠더드(기준)와 선진국 반열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섰다는 실질적 의미가 있다.
 
주 52시간에 대해선 열을 내면서도, 2003년에 입법화 됐던 주 5일제 때문에 나라 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노동시간 단축은 지속가능한 한국 사회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요소다. 다소 부작용이 있겠지만, 빠른 시간 내 부작용을 조기 수습하고 연착륙하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고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알아서 극복하라고 다 떠맡길 수는 없다. 국가와 노동조합, 대기업 모두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동반위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나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국가와 관련 대기업 및 노동운동 차원의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대·중견·중소·소상공인에게 동반성장은 어떤 의미인가? 
 
“4차 산업혁명시대. 경제주체들이 가져야 할 동반성장의 개념은 이전과 다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엔 기계와 제품이 지능을 갖게 된다.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뀐다. 산업간 융복합화가 가속화 된다. 단순 제조업은 사라지고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성장한다.
 
우리는 변화된 패러다임에 따른 경제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는데, 무엇보다도 경제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기업이 주도하던 배타적 성장(독점적 성장)이 아니라 저소득층과 영세기업, 소상공인을 포함하는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격경쟁만 추구하는 트랙에선 따라잡을 선진국이 없다. 선진국이 있는 다른 트랙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게 바로 고진로(high road)다. 단순히 비용을 낮추는 게 아니다. 고비용을 감수하고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으로 바꿔 타야 한다. 이렇게 되면 협력 중견‧중소기업들도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게 된다.
 
중견기업 중 대기업 협력관계가 없는 기업은 대기업과 같은 고진로 전략을 수행해야 하고, 대기업의 1차 협력사이면서 중견기업인 경우에는 중소기업과 같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힘을 써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역량 있는 파트너로 성장하기 위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향상해야 한다. 소상공인에게 동반성장이란 성장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소위 국민성장의 일원이 되는 것이 동반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국민성장이란 ‘국민을 위한 성장’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국민에 의한’이라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권기홍 동반위원장이 1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세구 기자 k39@]



◆권기홍 동반위원장 프로필 

△1949년 3월 5일 대구 출생
△1968년 경북고 졸업, 1973년 서울대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1984년 독일 Albert-Ludwigs-Univ. Freiburg 경제학 박사
△1994~1996년 영남대 기획처장
△1996~1998년 영남대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1997~1998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1997~2003년 사회복지법인 더불어복지재단 이사장
△2002~2003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
△2003~2004년 제 20대 노동부 장관
△2005~2008년 제 14대 단국대 총장
△2018년~현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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