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화장품 ‘면세 전용’ 표기 의무화…업계 "미흡한 대책"

서민지 기자입력 : 2019-06-11 07:04
스티커·도장 등 업계 자율방안 예의주시..."주요 브랜드 해당안돼" 추가 문제 발생될 시 '현장 인도제 폐지' 조치도 검토
관세청이 오는 12일 면세 화장품이 시중에 불법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화장품 면세 전용 표시제 시행 방안을 발표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 표기 의무화 내용이 담긴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아직 발의 상태인 만큼 일단은 면세품 용기 및 포장에 스티커나 도장으로 '면세 전용' 표기를 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관세청은 면세 화장품이 시중에 불법 유통되는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시 면세품 현장 인도제 폐지까지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인도제란 시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출국장이 아닌 현장에서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소속 가맹점주들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앞에서 본사와 관세청을 규탄하고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아울러 관세청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이하 화가연) 등과 주기적으로 현장 점검을 시행하겠단 계획도 담을 전망이다. 이는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화가연의 요구 사항을 일부 반영한 것이다.

그동안 화가연은 제조 과정에서부터 화장품 업체들이 용기나 포장에 '면세 전용'이라고 인쇄 표기하고 '현장 인도제'를 폐지할 것으로 요구해왔다. 싼값에 팔린 면세 화장품이 시중에 불법 유통되면서 가맹점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다.

불법 유통 경로는 간단하다. 도매상들이 외국인 유학생이나 중국인 무료 관광객을 모집해 화장품을 구매하게 한 뒤 이를 다시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매입한 면세품은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이나 명동 '깔세'(보증금 없이 1년 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임대차계약) 매장 등을 통해 다시 유통된다는 것이 화가연 측 설명이다.

관세청, 국회는 이같은 문제점을 직시하고 해당 업체 측에 시정 조치를 권고했으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은 스티커 및 도장으로 면세용품 표기를 한 샘플을 제출한 상태다.

용기 자체에 면세품을 표기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가,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화장품 업계 입장을 반영했다. 화장품 업계는 외국산 화장품에는 별도 표기를 안 하면서 자사 면세품에만 표기할 경우 제품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두고 화가연 측은 "미흡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스티커의 경우 열을 가하면 쉽게 떼어지는 데다가 도장 역시 유광 용기는 물파스나 아세톤을 묻히면 표기가 지워진다는 게 이유다.

특히, 전혁구 화가연 회장은 "LG생활건강은 면세점 1위 브랜드인 '후'는 빼고 일반 시판 브랜드만 면세 표기를 하겠다고 한다"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게 '후'나 '숨' 브랜드인데 이것을 빼고 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비판했다.

다만 전 회장은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모든 물품에 '면세용'이라는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업체 측의 자율화 방안 및 향후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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