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김주현,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에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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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9-06-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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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총회서 98개 회원사 의결 거쳐 최종 선임

  • 업계 수익성 악화 속 '당국·노조와 소통' 과제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선택은 결국 관(官)이었다.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으로 내정됐다. 김 전 사장은 오는 18일 총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되면 임기가 시작된다.

김 전 사장은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취임하는 만큼 향후 3년간 업계를 이끌어갈 책임이 무겁다.
 

[사진=김주현 전 예보 사장]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캐피털사 대표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김 전 사장과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한 뒤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회추위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한 13명이 출석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자가 없어 1·2위 후보 간 2차 투표까지 치른 결과, 김 전 사장이 단독 후보로 선출됐다.

오는 18일 98개 회원사가 모두 참여하는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하지만 총회에서 단독 후보를 반대한 사례는 없어 사실상 차기 협회장인 셈이다.

김 전 사장은 3명의 후보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인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는 행정고시 25회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현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행시 동기다. 이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낸 후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 집행위원,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연구소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이로써 3년 만에 다시 관료 출신 협회장이 선출됐다. 역대 협회장 가운데 초대 협회장인 민해영 협회장을 비롯해 이호군 전 협회장(3대·행시 11회), 이두형 전 협회장(9대·행시 22회), 김근수 전 협회장(10대·행시 23회)이 관료 출신이었다.

전임 김덕수 협회장은 KB국민카드 출신으로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민간 출신 협회장의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카드·캐피털 업계에서는 김 전 사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개편 과정에서 업계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김 전 사장이 협회장이 되면서 대관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금융당국은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 방안을 발표했지만 업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후속 대책이었다. 그러나 정작 카드업계가 요구한 레버리지 비율 확대, 부가서비스 축소 등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김 전 사장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번 여신금융협회장 선출 과정에서 “관료 출신 인사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노조는 “카드업계 종사자들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금융당국과 이런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관료들이 이제 와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협회장 선거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김 전 사장 앞에는 당국과의 소통, 노조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두 가지 숙제가 놓여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은 예보 사장 시절에도 꼼꼼한 일처리로 신망이 높았다”면서 “특유의 신중함으로 업계를 잘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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