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애매모호한 퇴장…트럼프 "사건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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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5-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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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대통령 권한남용 등에 대한 조사 계속돼야"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이 29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종료를 알렸다. 뮬러 특검은 이 자리에서 최대한 말을 아꼈다. 보고서 자체가 말을 할 것이라면서 청문회 출석해 추가적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발언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뮬러 특검은 "대통령이 분명히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했다면, 우리는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유무죄 판단 여부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또 "애초에 대통령을 범죄로 기소할 수 있는 옵션은 없었다"면서 기소를 하지 않은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뮬러 특검은 직접 발표한 성명을 통해 현직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의견을 따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서면 의견을 통해 명시적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해 조사는 허용되지만, 현직 대통령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공식적으로 고발하기 위해선 형사사법 제도 이외의 절차를 요구한다고 밝혔다고 특검은 공개했다. 결국 특검은 대통령을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으며, 이를 위해서는 형사사법 체계가 아닌 의회의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뮬러 특검의 기자회견 뒤 언론에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탄핵 절차를 시작하는 의회의 능력에 대한 분명히 언급한 것"이라면서 "뮬러는 트럼프의 혐의 벗기는 것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AP통신도 뮬러 특검은 대통령이 무죄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뮬러 특검은 이날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수사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지난 3월 22일 러시아 스캔들 관련 보고서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했다.

특검은 2017년부터 지난 대선에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 및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방해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특검은 러시아 공모 의혹과 관련해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에 접촉이 많기는 했지만, 불법행위를 공모한 증거는 없다고 매듭지었다.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은 아니지만, 무죄로 하는 것도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뮬러 특검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크게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회견 후 트윗에서 "특검 보고서에서 변화한 것은 없다"며 "사건은 종결됐다!"고 올렸다. 이어 "증거는 불충분했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a person)이 결백하게 됐다. 고맙다"라고 강조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특검은 수사보고서에 덧붙일 게 없으며, 의회에서 증언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겠다면서 공세를 벌였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을 내고 "의회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조사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신성한 헌법상 책무"라고 주장했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 역시 "의회는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와 거짓말, 그 밖의 다른 잘못을 자세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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