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 작가의 어머니 김나윤 작가의 자녀 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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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9-05-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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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최근 안 좋은 소식들이 날마다 들려오면서 부모의 아동학대로 인한 소식이 들려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인터뷰는 5월 가정의달을 맞이하여 SBS 영재발굴단에서 화제가 되었던 전이수 작가의 어머니이신 김나윤 작가의 인터뷰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모란 낳아 준다고만 해서 부모가 아니라 자식의 재능을 인정해주고 품어줄 수 있어야 진정한 부모라고 생각합니다.

전이수 작가 역시 전이수 작가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응원을 해주는 부모가 있었기에 지금의 전이수 작가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김나윤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부모의 역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 김나윤 작가 제공/ 김나윤 작가와 전이수 작가 및 자녀들]

Q, 얼마전 노키즈존과 관련된 글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글쓰기에 대한 걸 가르친 적이 있었나요? 어떻게 글을 잘 쓰게 되었나요?

A. 이수가 지금 홈스쿨링을 해서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일부러 글쓰기라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아요.

이수가 하고 싶은 걸 위주로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글짓기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가르치기 보다는 이수가 매일 일기를 쓰듯이 글을 쓰면 함께 얘기도 나누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토론으로 이어져요. 이수가 자기도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그렇게 하다가 조금씩 늘어간 거 같아요.

아이들은 과제를 내주면 내줄수록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거 같아요. 그래서 글짓기 주제를 제가 주기도 하고 이수가 직접 찾아내기도 하는데 그것이 이수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Q, 글의 소재는 어디서 주로 찾는 편인가요?

A. 소재는 제가 매일매일 이수한테 매일매일 1시간 정도 책을 읽어주는데, 그때 책을 읽다 보면 그 책 안에서 어우러지는 소재들이 보이는데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캐치해서 이수가 “이걸로 한번 글짓기 해볼까?”라고 해요.

그리고 이수한테도 살아가면서 사건들이 생기는데 그날의 사건을 일기로 쓸 때도 있고 노키즈존에 대한 글도 그렇게 쓰게 된 건데 저희는 집에 TV가 없어서 그게 화제가 됐는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갑자기 노키즈존이 화제가 됐다고 말을 하길래 “작년 가을에 올린 글이 왜 뒤늦게 화제가 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Q. 이수 군하면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림인데 그림은 어떻게 처음 그리게 되었나요?

A. 다섯 살 때 네임펜으로 제 손등과 발등에 자기만의 캐릭터를 그렸던 기억이 나요.

독수리랑 사자 그리고 악어였는데 그때 그 그림을 이수가 커서 스무살 때쯤 돼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게 네임펜으로 지워지는게 아까워서 문신하는데 가서 그대로 문신으로 새겼어요.

그래서 지금 손등과 발등에 문신이 있는데 그렇게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온 거 같아요.

Q. 아이의 재능을 처음 발견하고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나요?

A. 이수 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에게는 그런 재능이 숨어있는데 그걸 잘 발견하고 그 길을 스스로 즐겁게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고 그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책은 첫 번째로 환경을 지키자는 이야기를 썼는데 그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가수 신해철의 <더 늦기 전에>라는 노래를 듣고 이 책을 쓰게 됐어요.

신해철 씨는 노래로 세상에 환경을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여서 얘기했는데 자기는 글과 그림으로 그걸 알리고 싶다고 해서 그 방법을 찾던 중에 책을 생각하게 됐어요.

그때 당시에 제주도가 개발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을 때인데 이수와 저도 점점 변해가는 제주도의 자연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같았던 거 같아요.
 

[사진= 김나윤 작가 제공/ 전이수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Q, 어머니께서 전이수 군 그리고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가 아이들에게 제일 자주하는 말은 ‘역지사지’인 거 같아요. 이유는 지금까지 4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와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을 살고 있는데 나만 생각한다면 늘 마찰이 있고 마음이 접아질 거 같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죽는 순간까지도 1분 1초라도 역지사지라는 생각을 놓쳐서는 안된다”라는 말을 항상 해요.

Q, 전이수 군이 현재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데 중학생 고등학생 나이 때도 계속 홈스쿨링을 해나갈 예정이신가요?

A. 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이수가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Q. 이수 군이 학교를 다닐 때 힘들어서 홈스쿨링을 하고 싶다고 말을 했을 때 걱정이 들지는 않으셨나요?

A. 전혀 안 들었어요.

Q. 어머니께서는 아이들에게 진짜 자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이들이 제게 늘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하고 싶으면 다 하라고 해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건 자유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하고 싶다고 해서 자기가 멋대로 하는 건 자유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자의 논어를 보면 “나이가 70살이 되면 마음이 하고자 하는대로 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되어있다”해서 그만큼 70살 정도쯤 되면 몸에 좋은 습관들이 이미 베어있어서 하고 싶은 대로 멋대로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일이 없는 거에요.

그래서 진정한 자유를 그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어릴 때는 부모가 어느 정도의 자제할 줄 아는 예의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진= 김나윤 작가 제공/ 김나윤 작가 ]

Q. 제주도에 살면서 아이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주도의 장점 중 하나가 바다도 가깝고 오름도 있고 산도 쉽게 갈 수 있고 해서 너무 좋아요.

아이들이 자연과 친구가 되어서 지내기도 좋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을 이렇게 보낼 수 있는 것이 너무 부럽기도 해요.

Q. 어머니의 어린시절은 어땠나요?

A. 제 어린시절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갇혀 지냈어요. 책에도 저의 어린 시절 얘기가 언뜻 나오는데 학교도 꾸역꾸역 다니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마음의 소리를 저조차도 거부했던 거 같아요.

주위에서 절제를 시키니까 저조차도 당연히 하면 안 되는 것 그리고 당연히 원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제 스스로가 거부를 했던 것 같아요.

제 아이들한테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저는 제 나름대로 소신껏 가르치고 있어요.

Q.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때로는 상처가 되는 말을 하실 때도 있을텐데 그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최대한 안 하려고 하는데 저도 모르게 말을 하다가 상처가 되는 얘기를 잠깐이라도 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아까 그런 말이 나왔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네가 듣기에는 상처가 됐을 거 같아, 정말 미안해”라고 빨리 알아채고 빨리 사과를 하는 편이예요.

Q.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부모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먼저 내기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에 더 집중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아직 모르는 게 너무나 많은데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그것도 조금 이상한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Q. 요즘 작가 활동을 하면 “먹고 살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투잡을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작가(화가)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작가는 배고프다"는 말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출간한 '조앤 k 롤링'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면 가장 성공한 작가라고도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책이나 그림이 반드시 경제적인 성공을 이뤄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군가가 글과 그림을 보고 읽고 공감을 하고 감명을 받아서 생각을 고쳐나가고 그래서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해간다면 그게 바로 예술의 존재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요.

처음부터 본업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건이 안 된다면 부업이나 취미로라도 시작하다가 본업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

Q. 이수 군이 학교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의 심정은 어땠나요?

A. 이수가 학교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원하면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분명히 이유가 있고 그렇게 하고 싶다고 저한테 조목조목 얘기를 했을 때 이수의 마음이 그렇게 돌아선 상태이니까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고 잘한 거 같아요.

Q. 학교를 그만두고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학교를 다니면서 답답한 마음을 많이 표출했던 거 같은데 그런 게 많이 없어지고 웃음이 많아졌고 갇혀 있지 않고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자꾸 내는 것이 달라진 것 중 하나예요.

Q. 이수 군을 보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A. 인사를 잘할 때예요. 항상 누구를 만나든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안아주면서 인사를 할 때가 가장 좋아요.

Q. 이수 군에게 작품에 있어서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이수의 작품을 보면 느낌으로 그린 작품이라기 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그림들인데 ‘최고의 소원‘ 같은 경우에는 다리가 잘려진 곰 한 마리가 다리가 너무 갖고 싶어서 땅에 다가 자기의 다리를 그리고 있는 장면이에요.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고 살 때의 그런 그림 한 점을 봤을 때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게 걷지 못하고 있는 사람의 최고의 소원이겠구나” 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하겠어요.

사람들을 조금이라고 깨우칠 수 있는 감사함의 마음이 들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많이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여도 그 울림이 없는 사람들 예를 들어 유명하지 않고 돈이 많지 않고 그렇지 않기 때문에라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그런 소리를 이수가 그림과 글로 대신해서 목소리를 높여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에요.
 

[사진= 김나윤 작가 제공/ 전이수 작가의 그림]


Q. 마지막으로 아이의 행복을 원하는 수많은 부모님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A.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지금 당장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김나윤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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