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일·국방 외안라인 전면 교체…한일·남북관계 새 활력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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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5-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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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세영·서호·박재민…외교안보라인 '파격, 혁신, 현장전문가' 발탁

  • 어려워진 한일, 남북관계 새 판짜기...전문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부·국방부·통일부 차관 동시 교체를 통해 외교·안보 라인 전면 쇄신에 나섰다.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한·일 외교갈등과 다음달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또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에 대비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정부가 외교·안보 라인을 동시에 교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임기 중반을 지난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 제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 1차관에는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이 임명됐다. 조 신임 1차관의 경우 '재판스쿨'(일본 연수를 다녀와 주일대사관 근무 경력이 있는 외교관) 출신으로 외교부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재판스쿨의 외교 차관 기용은 박석환 전 차관 이후 7년만이다.

그는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어 통역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외교부 동북아시아 국장이던 지난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밀실처리 파문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옷을 벗었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꾸려진 한·일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부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9월에는 차관급인 국립외교원장에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조 차관을 통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한·일관계를 풀어보겠다는 의지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해 10월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최악의관계악화를 겪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외교관이라는 점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통일부 차관에는 서호 국가안보실 통일정책비서관이 발탁됐다. 서 신임 차관은 행정고시 출신은 아니지만 통일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해 8월 대통령통일정책비서관에 임명된 지 9개월 만에 차관으로 깜짝 발탁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서 차관 발탁에 대해 "6급 특채로 입사해 주요 보직을 거친 남북관계 전문가"라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 철학을 소화해낼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함께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관계 현안을 풀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방부 일반직 공무원 출신인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이번 인사에서 가장 파격적이라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고도근시로 병역을 면제받아,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첫 국방부 차관이기도 하다.

박 신임 차관은 2006~2007년 국방부 군사보좌관 정책관리팀장, 2007~2008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실의 행정관, 2008~2013년 국방부 기획조정실에서 기획총괄, 조직관리, 예산편성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전력자원관리실 시설기획환경과장과 군사시설기획관을 거쳐 2017년 12월부터 전력자원관리실장을 맡아왔다.

특히 2015~2017년 군사시설기획관을 지낼 당시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선정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박 신임 차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국방개혁과 사드 배치 등의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한편, 북측 역시 최근 대남 외교안보 라인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과 통일전선부(통전부) 인사를 대폭 개편했다. 남측의 외교·안보라인 인사 교체와 맞물려 남북간 대화 채널도 대폭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평통 위원장은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다. 이번에 교체된 것으로 알려진 리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측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북측은 앞서 남측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통일전선부장을 군 출신인 김영철에서 민간 출신인 장금철로 교체했다. 장 통전부장은 과거 민족화해협의회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대남 민간교류 관련 업무를 담당한 인물로 알려졌다.

남측과 북측의 외교·안보라인이 전면 교체되면서 잠시 중단된 남북 간 대화도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관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남북관계가 과거에 비해 진척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화 중단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변화된 상황에 맞춰 새로운 역할을 할 플레이어 교체를 통해 남북대화를 재개시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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