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선, 집권 자유국민연합 대역전..."안정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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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5-1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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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당 과반의석 확보" 출구조사 결과 뒤집혀

  • 경기둔화·미중 무역갈등 탓 '안정성'에 표 몰려

18일(현지시간) 치른 호주 총선에서 중도 우파 성향인 집권 자유국민연합이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9일 호주 공영 ABC방송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당초 출구조사에서는 야당인 노동당이 과반 의석(76석) 이상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표 결과 자유국민연합이 73석으로 노동당(65석)을 압도했다. 이날까지 75.6%까지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기타 6석 외에 미확정 의석은 7개뿐이다. 과반수 의석은 몰라도 승리는 확정지은 셈이다.
 

1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소피텔-웬트워스 호텔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오른쪽)가 가족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간밤 승리선언을 통해 "나는 언제나 기적을 믿어왔다"며 "오늘 밤 우리는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뤘다"고 밝혔다. 빌 쇼튼 노동당 대표는 패배를 인정하고 당대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블룸버그는 모리슨 총리의 승리가 1993년 총선 이후 최대 역전승이라고 평가했다.

2013년 집권한 자유국민연합은 자유당의 내분 속에 노동당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2015년과 2018년에 총리를 교체하는 홍역을 치르며 전열이 흐트러진 사이 노동당이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호주 경제 안팎의 이상 조짐이 모리슨 총리에게 훈풍으로 작용했다. 호주 경제는 무려 28년 가까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긴 성장세를 뽐내왔지만, 최근 주택시장에서 나타난 침체 조짐과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우려로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노동당의 급진성보다 자유국민연합의 안정성에 표가 몰린 이유다.

쇼튼은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감세, 최저임금 인상, 탄소배출 규제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감당할 수 없는 청구서"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신 고용창출과 재정흑자 달성 등 경제적인 실적을 강조하며 노동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혀 나갔다.

블룸버그는 모리슨 총리가 호주에서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임기를 모두 채우는 총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호주에서는 2007년 존 하워드 전 총리 이후 임기 3년을 모두 버틴 총리가 한 명도 없다.

물론 모리슨 총리가 직면한 도전도 만만치 않다. 당장 경기를 떠받치기 위한 재정부양이 절실하고,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 전임자인 맬컴 턴불 전 총리는 지난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5G(5세대) 이동통신사업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로 중국과의 관계를 냉각시켰다. 호주 경제를 지탱해온 중심 축인 주택시장이 흔들리게 된 건 중국 자금의 유입이 준 탓이 크다. 아울러 중국은 철광석 등 호주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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