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반발, 헬리오시티서 은마아파트로…"대곡초, 혁신초 절대 안돼"

윤주혜 기자입력 : 2019-05-16 17:02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아이들의 학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근처 아파트 값이 수억 원씩 떨어져요. 우리 아파트 세입자들은 아이들 교육 목적 하나로 대치동에 오는건데…혁신학교 지정되면 전세 수요 확 줄죠. 아파트값 하락에 세입자를 구하는 것도 힘들어져서 결국에는 역전세난에 시달리게 뻔해요. (대치동 A아파트 거주 커뮤니티)

대치 은마아파트가 또 뿔났다. 이번은 재건축이 아닌 혁신학교 때문이다. 인근 대곡초등학교가 혁신학교 전환을 위한 문을 두드리자, 인근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 대곡초등학교에 따르면, 학교는 이날 오전 ‘학부모 대상 제1차 공모설명회’를 열고 서울형 혁신학교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안내할 예정이었지만, 학부모 100여명의 항의에 부딪쳐 설명회가 무산됐다.

학부모들은 ‘학부모가 싫다는데 혁신학교 웬 말이냐’, ‘학교주인 누구인가 학부모는 바보인가’ 등의 내용이 쓰인 피켓을 들고 혁신학교 지정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곡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은 혁신학교 공모를 위한 절차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 학부모는 "대곡초등학교가 학부모 연수인양 공지하고 은근슬쩍 혁신초등학교 설명회로 바꿨다"며 "공정하지 못한 학교의 태도에 항의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 제대로 준비해 설명회를 열고 많은 부모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엄마들의 모임’도 “혁신학교=학력저하=대규모 이주 및 전학이라는 공식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학교가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에서 명백하게 그 장단점에 관해 알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학교측은 아무런 내용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예산이 들어온다. 학력저하는 없다 믿어달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대곡초등학교는 은마아파트, 미도아파트 등 주민들의 자녀가 가는 초등학교다. 일부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대곡초가 혁신초로 지정되면 대치초등학교를 가는 래미안 대치팰리스나 선경, 우성아파트의 매매가는 오르고 대곡초등학교를 가는 은마아파트는 집값이 떨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대곡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서울시 교육청 산하 강남 서초 교육지원청, 국회의원 등의 연락처를 공유하면서 민원을 독려하는 모습이다.
 

서울 가락1동 학부모 모임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옛 가락 시영) 입주자협의회 관계자 등은 지난해 12월 이 지역에 개교 예정인 서울 첫 통합운영학교 해누리초중을 혁신학교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집회를 가졌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혁신초등학교에 대한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교육청은 해누리초중과 가락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할 계획이었으나, 헬리오시티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해당 학교 세 곳을 ‘예비혁신학교’로 지정하며 한 발 물러섰었다. 당시 헬리오시티 입주예정자 일부는 "혁신학교는 학력이 떨어지며 이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들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이러한 반발을 의식한 듯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교육감 직권으로 혁신학교를 지정하는 ‘임의지정’ 제도를 없애고 공모만으로 혁신학교를 선정할 수 있도록 바꿨으나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강남 주민들은 대곡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대청중학교, 대명중학교 등 강남 일대 학교들이 혁신학교로 전환될 수 있다며 반대 참여를 독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은마아파트를 선택한 세입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혁신학교를 둔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학교가 인근에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대치동의 집값이 높은 데는 서울의 대표 ‘학세권’이라는 영향이 크게 작용하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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