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김범수 카카오 의장, 벤처기업→대기업 키운 '사고의 전환'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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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19-05-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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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데일리동방] 카카오가 15일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총수(동일인)으로 지정된 김범수 의장의 보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성장해온 카카오는 앞으로 늘어난 규제에 대응하며 적지 않은 난관을 헤쳐가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34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자산총액 10조6000억원인 카카오도 포함됐다. 지난해 8조5000억원이던 카카오 자산은 계열사에 대한 현물출자와 주식 취득으로 늘었다. 카카오는 2016년에도 대기업에 지정됐지만 IT 기업에 일반 제조업 기준을 적용하면 불공평하다는 지적에 따라 자산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아지면서 6개월만에 대기업 분류에서 벗어났다.

카카오는 회사 설립과 지분 확보, 흡수합병 등으로 소속회사 71개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14년 다음과 합병한 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며 순항중이다. 개인 클라우드와 아고라를 정리했다. 2016년 카카오엠 인수로 음악산업에 진출했고, 이듬해 인공지능 사업을 위한 AI 전담조직을 만들고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블록체인 전문회사 그라운드 X도 세웠다.

지속적인 카카오톡 플랫폼 개발과 게임・음악 등 콘텐츠 강화는 1분기 선전으로 이어졌다. 매출은 7036억원에 영업이익 227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높은 3131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의 경우 39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특히 카카오톡을 통한 광고 수익 증가가 2분기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달 채팅 목록에 추천상품을 넣는 ‘카카오톡 비즈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으로는 유명 IP(지적재산권) 상품인 ‘도라에몽’ 게임 개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그룹집단 지정에 따른 규제와 별개로 김 의장의 사업에 암초도 남아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택시 사용자 2100만명을 확보했지만, 차량공유 서비스 출시는 택시업계 반발로 지지부진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승차공유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고 카풀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잇따른 택시기사 분신과 집회가 벌어지면서 카카오는 지난 연말 카풀 서비스 출시 연기를 선언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가 되는 길도 고비다. 검찰은 2016년 카카오가 대기업에 지정되는 과정에서 계열사 5곳을 누락 신고한 혐의로 김 의장을 기소했다. 김 의장은 14일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금융사 대주주가 되려는 기업이 금융관련법령 등 관련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받은 이력이 있으면 당국이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 재판이 이어지면서 카카오뱅크 지분을 늘려 대주주가 되려는 카카오의 계획에 시간이 더 필요해졌다.

김범수 의장은 평소 위기 극복 방식으로 ‘사고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선고를 사흘 앞둔 11일 카카오임팩트 컨퍼런스 연사로 나서 “문제가 가지고 있는 모순을 제대로 정의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고의 전환이 일어날 때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은 카카오는 전진과 극복으로 IT 대기업의 면모를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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