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시멘트업계-상] "불량 제품 ‘성신양회’ 몫 잡아라"... 과도한 경쟁에 탈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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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5-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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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양회 M&A 매물로 나올 전망... 기업가치 올려야

  • 삼표시멘트, 3세 경영 정대현 부사장 매출 확대 사활

  • 업계 "지나친 몸집 확대 수익성 악화시킬라" 우려도

국내 시멘트업계가 올 하반기 대규모 지각 변동을 앞두고 있다. 업계 4위인 성신양회의 헛발질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성신양회의 시장 납품 물량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작업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신양회는 최근 시멘트를 덜 섞은 함량 미달의 '불량 레미콘'을 건설사에 납품해온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레미콘은 물론 시멘트 자체도 성신양회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건설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쟁사들은 바로 이 물량을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시멘트업계는 쌍용양회(2018년 매출 약 9720억원), 삼표시멘트(6750억원), 한일시멘트(5320억원), 성신양회(4920억원), 한라시멘트(4000억원 추정), 한일현대시멘트(3240억원), 아세아시멘트(2900억원 추정) 등 7개 회사가 시장을 나눠가지고 있다. 한라시멘트는 아세아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는 한일시멘트의 계열사로 '3강 2약 구도'를 띈다. 성신양회의 시장 납품 물량을 가져오는 것에 따라 시장 구조가 단숨에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성신양회 제품을 사용할 경우 안정성에 대한 고객 신뢰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이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하반기 아파트 건설 물량이 대규모로 나오는 데 이를 두고 사실상 성신양회를 제외한 나머지 6개사들이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쌍용양회 등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올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야만 한다. 쌍용양회의 경우 올해 안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양회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의 입장에서는 쌍용양회의 기업가치를 최대로 올려, 차익을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한앤컴퍼니는 2016년 총 1조4000억원을 들여 쌍용양회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삼표시멘트를 이끌고 있는 3세 경영자 정대현 삼표그룹 사장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창업주 고 정인욱 삼표그룹 명예 회장 손자이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 사장은 지난해부터 삼표시멘트 경영에 본격 참여했으나, 아직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기간 대비 12.13%나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0% 넘게 감소한 10억을 기록했다. 정 사장이 올해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매출 확대에 사활을 걸은 이유다.

이밖에도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등도 앞서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안정화 작업을 거쳐 올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문제는 지나친 몸집 확대 경쟁이 국내 시멘트업체들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삼표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 지난해 절반 이상의 국내 시멘트업체의 영업이익 큰 폭으로 하락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 유연탄, 유류를 비롯한 연료비 인상 등의 원가부담 가중이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불안정한 유가와 환율, 제품 단가 하락이라는 삼중고로 인해 정체기로 겪었다"며 "올해는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돼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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