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이야기 ‘리테일 디테일’(73)] 디올 북토트백, 면세점이 더 비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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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05-0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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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명품가방, 대부분 면세한도 ‘훌쩍’ 넘겨…세금 내면 많게는 70만원 손해

8일 오후 한 시내 면세점의 루이비통 매장. A씨는 요즘 핫한 아이템인 루이비통 에피 트위스트백 PM사이즈를 사려고 문의했다. 면세점 가격은 3250달러(약 380만원).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가격(389만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것도 문제였지만, 직원은 면세점에선 구매 불가라고 했다. 내국인은 면세점에서 3000달러(약338만원) 이상 구매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실망한 A씨는 크리스챤 디올 매장에 들렀다. ​3000달러가 넘지 않는 디올 북 토트(Book Tote)백을 골랐다. 이번엔 “고객님, 가방은 관세까지 내시면 면세점이 백화점보다 훨씬 비쌉니다. 저도 가방은 면세점에서 절대 안 삽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마터면 호갱(?)이 될 뻔한 A씨는 다소 솔직한 직원 덕에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게 됐다. 세금이 붙지 않는다고 해서 싸다는 생각은 착오였다. 과연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가격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서울 명동의 한 시내면세점 모습 [연합뉴스]


실제 이날 디올 북 토트백 면세점과 백화점의 판매가를 비교한 결과, 면세점과 백화점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관세법 시행령의 간이세율표에 따라, 가방이나 시계는 면세한도인 600달러를 공제한 금액 기준으로 185만2000원까지는 20% 세율을 부과하지만 초과분은 50%세율을 부과한다. 보석이나 귀금속은 463만원까지 20% 세율을, 초과분에 대해서는 50% 세율을 적용한다.

디올 북 토트백은 면세 가격으로 2550달러(약 298만원). 같은 날 백화점에서 같은 제품을 문의해본 결과 335만원이었다. 면세점 가격으로만 따지면 다소 저렴한 편이었지만, 여기에 관세를 적용하니 백화점보다 57만원이나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자진신고를 적용한다는 가정하에 94만원 상당의 세금이 붙어 총 392만원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산이 어렵다면, 관세청 홈페이지 ‘예상세액조회’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면세혜택 범위인 600달러(약 70만원)를 한참 넘기는 고가의 가방, 의류는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600달러를 넘기면 여행을 마치고 입국할 때 세관에 신고해야 하는데, 명품 가방의 경우 세금을 내고 나면 오히려 백화점보다 더 비싼 제품이 있어 구매하기 전에 미리 따져봐야 한다는 것. 스카프·지갑 등 상대적으로 저가 제품은 면세점에서 사는 게 이득이다.

면세점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경제 여건을 감안해 600달러인 면세 혜택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 면세 한도는 주변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체류 기간에 따라 최대 1600달러, 일본은 20만엔(약1815달러), 중국은 5000위안(약 736달러)다. 일본과 중국의 중간 정도인 1000달러가 적당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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