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5월 10일 제1회 한부모가족의 날...'공허한 울림' 되지 않으려면

박경은 기자입력 : 2019-05-09 00:00
"시설 생활 중 여러 차례 5년 만기를 채우고 떠밀리듯 퇴소하는 한부모 어머니들을 보며 자립을 준비해 왔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2학년, 초등학교 4학년 등 세 자녀와 2년째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살고 있는 김은희씨의 얘기다.

김씨는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한부모가족복지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청중에게 "경단녀로서, 다양한 형태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으로서 차가운 세상에서 자립하기에 과연 5년이라는 시간이 충분할까"라며 화두를 던졌다.

현행 한부모가족지원법 시행규칙 9조 7항에 따르면 시설에 거주하는 한부모가족의 입소기간은 최대 5년이다. 입소 후 3년간 거주한 후 2년 이내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0년 현행법상 시설 입소기간을 한 차례 확대한 바 있다. 그로부터 벌써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 또는 가정폭력 등의 이유로 영유아와 시설을 찾은 한부모들은 이르면 아이가 채 7살이 되기 전에 바깥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5년이라는 단기간 입소 후 이어지는 퇴소는 한부모가족을 사회적 빈곤으로 내몬다. 이 시간 동안 한부모가 자립 토대 마련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한부모가족의 월평균 소득(여성가족부,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은 약 220만원으로, 전체 가구 소득(약 389만원)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 한부모 10명 중 8명 이상이 취업 중이지만, 낮은 근로소득과 긴 근무시간으로 일·가정 양립이 어렵다.

시설 입소기간을 자녀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한부모가족에 안정된 양육환경을 제공하고 자립을 지지하기 위해 자녀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입소기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는 퇴소 후 주거생활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 장기임대주택 또는 전세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한부모들도 경력 단절 및 양육·교육에 대한 부담 없이 직장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10일은 제1회 '한부모가족의 날'이다. 지난해 1월 제정, 올해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여성가족부는 다시 한번 입소기간 확대 등 복지시설 실태 조사 및 개선 방안 도출을 약속했다. 첫돌을 맞는 한부모가족의 날이 공허한 울림이 되지 않도록 그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한다.


 

[사진=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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