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사장 선임 '내부 vs 외부' 2파전…'공채 1기' 김영두, 사장 직대 꼬리표 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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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5-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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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일 면접 완료·임추위, 7일 공운위에 5배수 추천

  •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비서관, 불거지는 잡음 속 김영두 선임 가능성 커져

8개월째 공석인 가스공사 사장 자리가 이르면 내달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신임 사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관료 출신 외부 인사와 현직 가스공사 내부 인사의 2파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특히 외부 출신 유력 후보자에 대한 잡음이 불거지면서 가스공사 '공채 1기'인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직무대리 꼬리표를 떼고 신임 사장 자리에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사진 = 한국가스공사]

6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가스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서울 남대문 소재 가스공사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신임 사장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면접심사 결과 후보자는 5명으로 압축됐다. 후보자는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강대우 전 동아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 △김광진 ㈜한양 LNG 사업부문 사장 △장진석 아프리카-한국경제개발협력위원회(AKEDA) 부회장 등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 1명, 교수 출신 1명, 내부 인사 1명, 내부 출신 기업인·협회인이 각 1명씩이다.

임추위는 7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이들 후보자 명단을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분위기는 채 전 비서관과 김 사장 직대의 2파전 양상이다. 외부 인사와 내부 인사 경쟁인 셈이다.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지난 2016년 8월 9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재직 당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력수급 위기경보 발령시 비상단계별 대책'과 '문 열고 냉방영업 행위'를 금지하는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 시행 예정 등과 관련해 출입기자단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채 전 비서관은 용산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행시 32회로 공직에 입문, 산업부에서 가스산업과장,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에너지산업정책관, 에너지자원실 실장, 무역투자실장 등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6월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에 임명돼 지난해 10월까지 1년 4개월간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연세대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사장 직대는 전주고, 전북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계공학과 석사, 서울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8월 가스공사 설립 후 그해 12월 공채 1기로 입사, 36년간 가스공사 업무에 매진한 '가스공사 맨'이다.

가스공사 입사 후 기술기획실장, 연구개발원장, 캐나다법인장, 기술부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정승일 전 가스공사 사장이 산업부 차관으로 영전 후 8개월째 사장 직무대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유력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채 전 비서관의 경우 에너지관련 보직을 오랬동안 경험했다는 점과 문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1년 넘게 청와대에 있었던 만큼 현 정부와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반면, 잡음도 적지 않다. 채 전 비서관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시절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폭탄 논란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이전인 2016년 8월 누진제 불만이 폭증했을 당시 "하루 4시간 정도씩 합리적으로 에어컨을 틀면 요금폭탄은 없다",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산업부는 누진제 개편에 반대하다 이 사건 이틀 후 입장을 바꿨다.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수행 당시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채 비서관이 지난해 8월 15일 청와대에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지만,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언론보도를 부인하며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청와대 실장급 인사와 불화설을 꼽기도 했다.

공직자 6개월 취업제한 조항 해제도 걸리는 부분이다. 1차 공모 당시에는 취업제한 조항에 걸려 가스공사 사장에 공모할 수 없었으나 이번 재공모 절차에는 이 족쇄에서 벗어났다.

재공모 선언으로 채 전 비서관에게 걸린 족쇄가 풀리면서 오히려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 선임을 위해 재공모 절차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영두 한국가스공사 사장직무대리가 지난달 25일 세종정부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한국가스공사]

김 사장 직대는 가스공사 업무에 가장 정통하기 때문에 공사 상황에 맞는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국가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가스공사의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접 발표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점도 눈에 띈다.

한 가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 직대는 직무대리 수행 그 자체로 검증을 완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 8개월 동안 가스공사 수장 공백을 무난히 메워왔고 누구보다 가스공사의 사정을 알면서 조(兆) 단위의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운위는 이들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을 진행, 최종 2배수 명단을 가스공사에 통보하게 되며, 가스공사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사장 후보자를 선임하게 된다. 주총에서 선임된 후보자는 산업부 장관 임명 제청, 대통령 재가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에는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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