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도난보험, 출시 9개월 지나도록 가입자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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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5-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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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소, 보험료 비싸서 보험 가입 등한시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리플을 비롯해 자사가 보유한 가상화폐 350억원어치를 도난당한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연이은 대규모 해킹 사건으로 타격을 입었던 거래소들이 최근 많은 가상화폐(암호화폐)의 가격 상승으로 다시 호황기를 맞았다. 그러나 거래소들이 해킹 대비에 최선을 다했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해킹 사건 이후 가상화폐 도난 보험이 출시된지 9개월이 지났으나 가입하는 거래소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출시된 한화손해보험의 '뉴사이버패키지보험'의 판매고는 1건이다. 이 상품은 가상화폐 보관 중 사고를 보장해주는 국내 유일한 보험으로 알려져 있다. 9개월 동안 체결된 단 1건의 보험계약은 다른 사이버 사고에 대한 보장으로, 가상화폐 도난에 대한 보장 계약은 사실상 0건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 국내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대규모 해킹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이후 서둘러 개발됐다. 이전까지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가입한 사이버보험은 가상화폐 도난을 보장하지 않고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보장하는 수준이라 해킹 사고로 인한 피해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왔다.

실제 최근 2년 동안 해킹으로 인한 거래소의 피해 규모는 1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나 사실상 보장은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에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대형 거래소가 다수 속해 있는 한국블록체인협회가 한화손보와 손잡고 지난해 8월 이 상품을 출시했다.

상당히 관심을 모을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달리 이 상품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층이 너무 협소한 탓이다.

이 상품은 한국블록체인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한 거래소만 가입할 수 있다. 현재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가입한 거래소는 22개에 불과하다.

또 이들 22개 거래소는 보험료가 너무 비싼 탓에 가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보험료가 보장금액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30억원 피해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12억원 보험료를 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품을 출시한 한화손보는 해킹 리스크가 너무 높은데다 거래소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위험도 있어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리스크가 높은데다 그동안의 피해 데이터가 부족해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차차 해킹 사고에 의한 파해 사례가 쌓이면 보험료도 차츰 낮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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