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한상범 LGD 부회장의 OLED 초격차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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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19-04-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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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CEO 한상범 부회장이 지난해 4월 결의대회에서 한계돌파 대상들을 55인치 폐(廢) LCD(액정표시장치) 모듈에 붙여 망치로 깨부수는 퍼포먼스를 실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동방]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적자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혁신과 집념으로 위기를 헤쳐간다는 각오다.

한 부회장은 25일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서 임직원 1000여명과 함께 ‘2019년 전사 목표달성 결의대회’를 열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2019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의 마지막 해”라며 “모든 임직원의 하나된 노력으로 어떤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손실 1320억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액 983억원보다 늘어난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적자의 원인으로 중국발 저가 공세를, 올 1분기에는 면적당 판가가 높은 중소형 패널 출하 감소 등을 들었다.

한 부회장이 내놓은 세 갈래 돌파구는 ▲대형 OLED의 대세화 ▲중소형 POLED(플라스틱 OLED) 경쟁력 확보 ▲LCD 수익성 극대화 등이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스피드 경영’도 주문했다. 지난해 행사 때는 한계 돌파 대상들을 55인치 폐(廢) LCD 모듈에 붙여 망치로 깨부수기도 했다.

그의 위기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지난달 15일 파주공장에서 열린 주주총회다. 당시 소액 주주들은 경영진이 실적 악화와 무배당을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주장이 담긴 피켓과 현수막을 꺼내들었다. 한 부회장은 어려운 시장 상황과 회사의 목표를 설명하며 진땀을 빼야 했다.

LG디스플레이 발판은 OLED다. 주총 당시 한 부회장은 올해 대형 OLED를 380만대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사업자가 LG디스플레이인만큼 중국시장에서 13~14%를 차지하는 현지 업체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이 따라오기 전에 ‘초격차’를 벌려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계획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도 밝혔다. 그는 대형 OLED 사업의 흑자 전환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안정적 수익으로 하반기 회복세를 내다봤다. OLED 대세화를 앞당기고 산업용과 자동차용 사업에도 집중해 2020년까지 두 부문의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OLED 8K는 2~3분기, LCD 8K는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중소형 POLED를 적기에 공급해 시장점유율도 끌어올려야 한다. 한 부회장은 시행착오를 자산 삼아 2020년에 호실적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1년만에 위기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한 부회장의 지난해 다짐은 아직도 유효하다. 당시 결의대회 제목은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한계돌파 2018’이었다. 백척 대나무 꼭대기에 서 있어 나아갈 길이 없어 보이지만, 용기 내어 내딛는 걸음이 위기를 극복한다는 의미다. 자사 제품을 망치로 부수던 그의 포부가 OLED 초격자로 이어져 내년 1분기를 웃으며 맞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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