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알짜' 방배그랑자이 무순위 청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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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4-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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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주택 현금부자 몰릴 듯....무주택자 우선 등 제도 보완 시급

[사진 = 아주경제 DB]

강남권 올 첫 분양단지인 '방배그랑자이'가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현금부자들에게 유리한 청약 제도를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단지는 강남 재건축 단지여서 대부분 분양물량이 가구당 9억원을 넘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금부자인 강남 다주택자들이 미계약 발생을 기대하고 무순위 청약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을 시작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는 1순위 청약에 앞서 이틀 동안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서울에서는 지난 10~11일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에 이어 두 번째다. 단지는 25일 분양승인을 받아 26일께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분양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주택공급규칙’ 변경안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역에서 잔여가구가 20가구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금융결제원 청약 사이트인 아파트투유를 통해 무순위 청약을 받도록했다. 무순위 청약은 정당 계약 완료 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잔여가구가 20가구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 정당 계약 전 시행해도 무방하다.

이 제도는 미계약분 당첨방식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강력한 대출규제로 서민들이 막대한 중도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부자를 위한 청약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인기지역에서 대출규제 때문에 미계약분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무순위 청약제도에는 무주택자 우선 청약 등 자격제한도 없어 서민을 위한 투명한 청약제도 도입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방배그랑자이는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것으로, 지하 4층~지상 20층, 8개동 총 758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59~84㎡, 256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단지는 재건축 아파트여서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잔여가구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사전 무순위 청약을 택했다. 같은 무순위 청약이어도 사후보다 사전에 하는 것이 건설사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사전에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면 건설사 입장에서 분양을 이슈화하기 쉽다"면서 "입주자 모집공고에 무순위 청약 내용을 반영할 수 있어 절차상 간편함도 크다. 사후에 무순위 청약을 받으면 모집공고를 한 번 더 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선 번거롭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에 진행하면 몇 가구가 미계약됐는지도 노출되는데, 건설사 입장에선 예민한 문제"라며 "지난 16일 사후 무순위 청약을 받은 홍제역효성해링턴플레이스도 '미계약분 174가구에 5835명 몰렸다'는 식으로 기사화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도입된 무순위 청약은 입때껏 건설사가 잔여가구를 임의로 공급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동안 잔여가구가 발생하면 건설사는 선착순 혹은 추첨 분양을 해왔다. 선착순 분양 시 밤샘 줄서기나 대리 줄세우기 등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결제원은 미계약물량 발생 시 무순위 청약을 넣은 사람들 중 미계약물량의 2배수를 추첨으로 뽑는다.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도 잔여가구가 소진되지 않으면 그때는 건설사의 임의공급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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