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권하는 '증권사 유튜브 채널' 투자자보호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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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04-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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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아주경제DB]

"개별종목에 대한 추천은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다. 결정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이 영상은 어떤 경우에도 법적인 책임을 가리는 증거로 쓰일 수 없다."

증권사는 유튜브 방송으로 주식투자를 권하면서 이런 경고문구를 넣고 있다. 증권사에 속한 애널리스트가 실시간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책임을 투자자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는 얘기다. 즉, 이런 방송을 믿고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아도 증권사는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

◆뒤늦게 규제에 나서는 금융당국

금융당국이 뒤늦게 증권사 유튜브 방송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증권사 유튜브 영상에도 내부 준법감시인 심사필을 넣게 했다. 지금까지는 개별종목을 사거나 팔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 아무런 여과 없이 투자자에게 전달됐었다.

금융당국은 유튜브 영상에서 자사 상품을 직접 거론하면 광고성 콘텐츠로 보기로 했다. 광고성 영상에 대해서는 내부 준법감시인과 금융투자협회 심사필을 모두 받아야 한다.

그래도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다. 광고인지 아닌지 증권사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투협 관계자는 "유튜브 영상이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더라도 가감은 생길 수 있다"며 "준법감시인 심사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많게는 2만명 넘게 보는 증권방송

유튜브로 투자자를 만나는 증권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물론 유튜브에서 증권 채널을 찾는 투자자가 많아져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만드는 유튜브 증권방송인 '채널K' 구독자 수는 2만3000명을 넘어선다. KB증권은 1만7000명, 나머지 회사도 제각기 1만명 안팎에 이르는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아직 유튜브 증권방송에는 투자정보와 광고가 뒤섞여 있다. 증권사가 공식적으로 제작하는 광고는 물론 금투협 심사를 받는다. 여기에 비해 유튜브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증권방송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다. 지나치게 규제하면 도리어 사설 증권방송으로 갈아타는 투자자만 늘릴 수도 있다.

한 투자자는 "무책임한 종목 추천을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며 "경고문구만으로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투자자는 "애널리스트가 올리는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유튜브 영상도 투자에 참고만 할 뿐 결정은 자기 몫이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견이라는 점을 명시하거나, 직접적인 권유는 피하는 식으로 방송하고 있다"며 "갈수록 소극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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