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 시간 달라" vs "시간벌기에 불과한 자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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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19-04-1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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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담보잡힌 40% 지분 해제 불가능할 것" 결국 4.8%만 담보 가능

  • -결국 답은 '현금'... 자산매각ㆍ구조조정 등 피나는 자구안 마련 불가피

  • -산은 "매각 '강도' 고려할 것"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간벌기에 불과한 자구책이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의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채권단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그룹이 제안한 금호고속 지분 
42.7%가 이미 산업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보가치가 있는 지분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부인과 딸)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13만3900주(4.8%)뿐이다. 

금호고속 담보를 해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 담보는 금호 측에서 빌린 2500억원가량의 차입금을 넣지 않으면 해지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42.7% 담보의 경우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못 박았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많지는 않아도 가진 지분은 다 내놓겠다는 것으로, 금호 측에서는 올인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그룹 측은 자산매각, 비수익 노선 정리 등 최대한 '팔 수 있는 것'은 팔아 현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산업은행 관계자가 자구책의 '강도'에 대해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평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산은 관계자는 "일단 전달받았으니 내용을 보면서 논의할 것"이라며 "MOU를 맺는다고 해도 강도를 어느 정도 둘지 등 실무적인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고속 지분 40% 담보 해제는 불가 

박 전 회장은 2015년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산업은행에 담보로 묶여 있던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했다. 대신 금호고속(당시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담보로 제공했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중국의 더블스타로 매각됐지만 산은 등 채권단은 박 회장이 빌린 2500억원가량 채무로 인해 현재까지 담보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에 대한 지분을 추가로 넘긴다는 것은 핵심계열사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도 넘긴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순이다.

그룹 관계자는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가치는 2018년 10월 공시 기준(주당 10만5513원)으로 1300억원 정도"라며 "그러나 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의 지분인 만큼, 수치적인 것보다는 그룹 전체를 걸고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급한 현금' 마련 위해 자회사 먼저 매각하나··· 알짜 에어부산, 에어서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무엇보다 현금이 급한 상황이다. 가장 먼저 자회사가 매각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포함한 그룹사 자산 매각을 통해 지원자금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알짜 자산으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꼽힌다. 또한 아시아나IDT, 금호연건(중국)유한공사,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금호리조트, 웨이하이포인트호텔&골프리조트, 게이트고메코리아 등 '현금'이 될 만한 모든 자산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 = 금호아시아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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