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시진핑의 4월 캘린더...'차이나 파워' 시험대

배인선 기자입력 : 2019-04-03 07:59
전 세계 60여개국 해군 불러놓고 사상 최대 규모 해상 열병식 中일대일로 홈그라운드 외교전···佛·獨 등 서유럽 정상도 참석
4월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 세계에 '차이나 파워(중국 영향력)'를 과시하는 중요한 달이다. 23일 열리는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국제 관함식에 이어 26~27일 개최로 예상되는 제2회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바로 그 무대다. 이 자리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해 중국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한편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 세계 60여개국 해군 불러놓고··· 사상 최대 규모 해상 열병식

오는 23일 전 세계 각국 해군이 중국 산둥성 칭다오 앞바다로 총집결한다.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이 되는 이날 열리는 국제 관함식을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각종 신형 군함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중국의 '군사 굴기(堀起, 우뚝 섬)'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함식은 보통 국가통치권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일종의 ‘해상 열병식’이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시기에 경축 행사의 일환으로 국력을 과시하는 한편, 우방국 해군과의 우호증진을 위한 국제적인 행사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날 관함식엔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해군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는 2009년 중국 해군 창설 60주년 관함식에 당시로선 최대 규모인 세계 14개국 함정 21척이 참가한 것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지난 10년 사이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 중국 해군의 국제 무대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세계 각국과의 군사적 교류가 확대되며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막강해졌음을 보여준다.

관함식엔 중국의 최신식 군함도 총출동한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양대 항공모함을 비롯, 미사일 구축함 '055형', 30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 '075형', 핵 잠수함 '094형' 등을 이날 관함식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대 항모는 중국이 구소련제 바랴크호를 개조해 만든 첫 항모 랴오닝함과 국산 기술로는 처음 만든 둘째 항모 001A, 산둥함을 일컫는다. 거대한 외형을 자랑하는 항모는 군사 기술의 집약체로 불릴 정도로 해군의 첨병 역할을 한다. 전 세계에서 항모를 보유한 국가는 9개국에 그칠 정도로, 보유 자체만으로도 해당 국가의 국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중국 군통수권자인 시진핑 주석이 관함식에 직접 참석해 군함을 사열한다. 시 주석으로선 2012년 말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이래 넷째로 참석하는 열병식이다.

그는 2015년 9월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을 기념해 세계 각국 정상들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라 열병식을 참관한 데 이어 2017년 7월 30일엔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4월에 중국 하이난성 인근 해역에서 열린 남중국해 해상 열병식엔 직접 군복 차림으로 최신예 이지스함에 탑승, 자국 해군 48척 군함과 76척 항공기를 사열하며 “인민해군이 세계 일류 해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관함식은 사실상 중국이 1년 만에 개최하는 해상 열병식인 셈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중국 해군전문가 리제(李杰)는 시나군사망을 통해 "중국이 1년 만에 또 대규모 열병식을 여는 건 중국의 해양 이익과 해군력 증강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SCMP를 통해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 해군은 이번 관함식에서 무력을 과시해 자국의 대외 이익을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등 이전 지도자들이 각각 집권 기간 내 대규모 열병식을 두 차례씩 한 것과 비교된다며, 시 주석이 자신의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과시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중국 하이난성 싼야 인근 바다에서 열린 해상 열병식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이 군함을 사열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中 일대일로 홈그라운드 외교전··· 佛·獨 등 서유럽 국가도 참석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도 중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주요 외교 이벤트다.

세계 각국 정상을 초청해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경제구상권인 일대일로의 국제 협력을 모색하는 포럼으로, 2017년 5월 처음 개최돼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달 하순에 개최할 것이라며 날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앞서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석 소식을 전하며 포럼이 오는 26~27일 개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첫회 때와 마찬가지로 포럼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해 일대일로 외교를 펼친다.  앞서 지난달 시 주석이 유럽의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3개국 순방에서 일대일로 '원정 외교'를 선보였다면,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사실상 '홈그라운드 외교'라고 볼 수 있다.

'일대일로 공동 구축으로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하자'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정상포럼은 1회 개최 때보다 규모도 훨씬 커졌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올해는 40명 가까운 외국 국가원수를 비롯해 100여명 대표들이 참석한다. 1회 때  29개국 정상을 비롯해 130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등이 참석 의사을 밝혔다. 앞서 1회 때 이탈리아·스페인을 제외한 나머지 프랑스·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이 일제히 불참한 것과 비교된다.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초청했다는 소식이 중화권매체 둬웨이망을 통해 앞서 3월 말 보도되기도 했다. 

올해는 정상원탁회의, 고위급 회의, 분과별 주제토론은 물론, 처음으로 기업인 총회도 열려 기업인들의 투자교류의 장도 마련된다. 

시 주석이 2013년 '인류공동운명체'를 외치며 처음 제창한 일대일로는 올해로 벌써 출범 6주년을 맞이했다. 일대일로는 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육상·해상으로 연결하는 중국 주도의 경제 협력사업이다. 서방국들의 '빚잔치', '중국 신식민주의 전략'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중국은 지난 6년간 전 세계 124개 국가 및 29개 국제조직과 일대일로 협력각서를 체결하며 세를 넓혀왔다.

그동안엔 주로 아프리카·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우군을 확보해 왔다면, 최근 들어선 유럽까지 외연을 적극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으로는 처음으로 일대일로 협력에 가세한 데 이어 G7 국가 중에선 일본과 영국도 향후 일대일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중국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시진핑 주석으로선 이번 포럼 개최를 계기로 세간의 의혹과 달리 일대일로 투자가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에서 이뤄짐을 적극 강조하면서 일대일로 우군 확보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7년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각국 정상들과 대표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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