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벼랑끝 몰린 공인중개사…정보망 개편으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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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9-04-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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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공인중개사들을 위한 협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중개보수 현실화와 중개사시험 상대평가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공인중개사들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실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협회에서 운영 중인 거래정보망 '한방'을 전국 최고 수준의 단일 정보망으로 구축해 이달 중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2일 서울 관악구 청룡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관에서 만난 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한 달에 한 건 거래하기도 힘들다. 개업 공인중개사들은 거래 절벽을 넘어서 벼랑 끝, 풍전등화 위기에 놓였다고 봐야 한다"면서 "부동산시장 특성상 한번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상당히 힘들다. 정부와 국회 등에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말처럼 부동산 거래 절벽의 충격은 부동산 중개업소가 가장 먼저 받았다. 작년 11월 전국에서 폐업 신고한 공인중개업소는 1420곳으로 개업(1343곳)보다 많았다. 이런 현상은 2013년 6월(개업 1077곳, 폐업 1213곳) 이후 5년여 만이다. 12월에는 개업 1639곳, 폐업 1808곳으로 격차가 더 커졌다.

박 회장은 "서울 일부지역의 부동산가격 상승을 막겠다고 전체 거래시장을 절벽으로 내모는 것은 그 부작용이나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지역적으로 세밀하게 접근해 거래량은 늘리면서 가격은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 단기적으로는 거래세의 완화를 통해 시장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될 수 있는 방법을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협회 내부에서도 회원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결국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우선 가장 빠르고 중요한 부동산 정보를 취합·가공할 수 있도록 정보망을 대폭 개편하고, 이를 통해 공인중개사들의 대외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뛰어난 기능과 디자인 탑재한 새로운 '한방' 이달 출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운영 중인 거래정보망 '한방'은 광고료 없는, 허위매물 없는 부동산종합 플랫폼이다. 원·투룸은 물론 주상복합, 토지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다 24가지 매물 아이템이 있는 애플리케이션이지만, 개업공인중개사 회원을 대상으로 제작돼 그간 직방이나 다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다.

박 회장은 "당초 목적에도 불구하고 직방과 다방 등 타 경쟁 앱과 비교해 회원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방의 대국민 인지도 제고를 위해 객관적인 평가와 검증을 통해 제대로 된 전국 최고 수준의 단일정보망을 구축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작년 하반기부터 한방 앱의 개편 논의가 본격화돼 수차례에 걸친 의견수렴, 간담회 등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6개월간의 전면 개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메뉴 간 이동 전환의 편리성 증대, 사용자 중심의 맞춤기능, 매물과 관련한 다방면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과 정보 도출 속도·기능 개선, 부동산 정보 안내 등 전면 업그레이드한 모습으로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국내 부동산 앱 최초로 음성인식 검색 기능을 탑재했다.

박 회장은 "공인중개사의 장점은 가장 관심 있는 부동산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역별·상품별로 정보를 생산·가공하고 실시간으로 전달해 국민들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정보를 가장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정보망 개편은 협회와 회원들의 백년대계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사업이며, 우리가 꼭 해내야 하는 것"이라며 "임기 내에 협회에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바뀌지 않는 탄탄한 정보망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벼랑 끝 공인중개사, 변화의 바람 탈 수 있도록 협회가 도울 것

박 회장은 공인중개업역이 붕괴되는 현실에 대해서 부동산거래 전문가인 공인중개사의 고유영역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동산중개는 단순히 법률적 지식만으로 접근할 수 없고, 시장가격이나 세무·투자가치와 같은 경제적 지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각종 지식이 종합적으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거래는 중개의뢰인의 거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고가의 재화를 다루는 것인 만큼 공인중개사의 역할 제고와 위상 정립에 협회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공인중개사들도 대형화·전문화돼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은행·증권업계 등 간접 진출이 확대되고 있고,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달에 따른 직거래 시장이 확대되는 등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가만히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한 지역에 여러 곳의 공인중개업소가 경쟁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공인중개사들이 생존할 수 없다"면서 "법인을 만들어 전문성을 극대화하거나 업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협회도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개사들이 주축이 돼 중개시장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협회 내부의 변화와 개혁에도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중앙집중적인 현재 시스템을 바꿔 지역지부·지회에 권한을 이양하는 분권형 독립채산제를 임기 내에 전면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외부에 컨설팅을 맡겨서 조직의 구조, 경영의 구조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누군가는 변화의 길을 모색해야 대국민 이미지가 제고되고 중개업계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개보수 현실화·중개사시험 상대평가도 차근차근 실행

박 회장은 중개보수 현실화에 대해 업계의 입장만이 아닌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므로 서두를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개보수 요율은 상한으로 정해져 있어 소비자와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는 "국민과 회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중개보수 요율체계를 만들기 위해 외부 연구용역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국토교통부와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중개보수 현실화와 함께 국민들이 더 나은 중개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중개사시험도 현재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전체로 보면 130명 중 1명이 공인중개사라고 할 만큼 과포화돼 있다"며 "공인중개사의 질을 높이고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시험을 상대평가로 바꿔 합격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현)경기도 주택 임대차 분쟁조정위원
-(현)한국부동산경영학회 이사
-(현)경기도 법률상담위원
-(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12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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