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대은행 '이자놀이'로 160조 순이익…"올해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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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3-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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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준율 인하로 잉여자금 고수익 투자

  • 경기침체로 대출금리 인하 압력 고조

  • 美·유럽 긴축기조 탈피도 악재로 작용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 4대 국유 은행이 지난해 이자수익 급증에 힘입어 160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올해는 대출금리 인하 압력과 미국 등 선진국의 긴축 해제 영향으로 수익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31일 관영 북경청년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공상·건설·농업·중국은행 등 중국 4대 국유 은행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9494억1500만 위안(약 160조5800억원)으로 전년보다 4.42% 증가했다.

하루 평균 26억 위안(약 4400억원)씩 순이익을 거둔 셈이다.

자산 규모 기준으로 세계 최대 은행은 공산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987억 위안으로 3.9% 증가했다. 건설은행은 2556억 위안으로 4.93%, 농업은행은 2026억 위안으로 4.9% 늘었다. 중국은행은 4.03% 증가한 1924억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에 걸맞게 배당액도 어마어마하다. 공상은행은 893억 위안을 현금 배당키로 했는데, 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연간 순이익을 웃도는 규모다.

건설은행은 765억 위안, 농업은행은 579억 위안, 중국은행은 542억 위안을 각각 배당한다.

지난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대 국유 은행의 이자수익 합계는 1조8962억 위안(약 321조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75%에 달했다.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로 발생한 잉여자금을 고수익 달러 표시 채권 등에 투자하는 식으로 이자수익을 불렸다.

공상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올랐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 지표로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 격차에 따른 수익)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행한 이자수익이 포함된다.

건설은행은 2.31%로 0.1%포인트, 농업은행은 2.33%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은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1.9% 수준이었다.

자산 건전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일정 수준 성과를 내고 있다. 공상은행의 대손율은 1.52%로 전년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건설·농업·중국은행의 대손율도 1.46~1.59% 수준으로 최대 0.22%포인트 낮아졌다.

올해는 경영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구수(谷澍) 공상은행장은 "지난해 NIM이 지속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다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시중금리 하락세가 완연해 NIM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하고 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지난 28일 보아오포럼 개막 연설에서 "올해 실질 금리 수준을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은행들이 압박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등 긴축 기조를 해제하고 있는 것도 중국 은행권의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변수다. 고수익 투자처가 사라진 탓이다.

우푸린(吳富林) 중국은행 부행장은 "미국와 유럽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돌아서면서 중국 은행의 이자수익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금조달 시장이 다변화하면서 은행 간 대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악재"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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