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동 감독의 인생, 극장] '닥터 지바고' 사적인 꿈을 품게 해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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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9-03-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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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힘은 세다. 한 편의 영화는 누군가에게 좌표이자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저마다의 이유, 저마다의 감성이 담긴 한 편의 영화. ‘인생, 극장’은 감독들이 꼽은 인생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감독들에게 지침이 된 혹은 그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영화는 무엇일까?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간신' '허스토리'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에게 물었다.
 

민규동 감독이 '인생 영화'로 꼽은 '닥터 지바고'[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스무 살 때 '닥터 지바고'라는 영화를 보았어요. 역사의 중심 속 개인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영화를 보는 재미라고 할까요? 스크린에 빨려 가면서 역사에 관한 이야기, 시대와 개인이 합일돼가는 영화적 쾌감이 엄청나더군요."

민규동 감독이 '인생 영화'로 꼽은 작품은 데이빗 린 감독의 '닥터 지바고'(1978)다.

좋은 가문 출신의 의자이자 타고난 시인인 지바고(오마 샤리프 분)는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토냐(제랄딘 채플린 분)와 결혼하고 전쟁터로 떠난다. 그러나 그는 전쟁터에서 일생의 연인 라라(줄리 크리스티)를 만나는데 그녀는 저명한 혁명가의 아내였다.

혁명이 끝난 후 지바고의 가족은 고생을 면하지 못하고 지바고는 국내전에서 볼셰비키 군대의 군의관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 마침내 탈영하지만 이미 가족은 투옥이나 더 나쁜 상황을 피해 파리로 탈출한 후다. 라라를 찾아내 둘이 함께 사는 동안 지바고는 그의 가장 훌륭한 시편을 써낸다. 그러나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운명을 뒤로하고 두 연인은 헤어져야만 하는 비극적 운명에 처한다.

민규동 감독이 인생영화로 꼽은 '닥터 지바고'의 스틸컷[사진=영화 '닥터 지바고' 스틸컷]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데이비드 린이 각색해 "영화 사상 가장 위대한 서사극"이라는 평을 얻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러시아 사회의 불안을 차례로 기록, 1차 세계대전이 러시아에 미친 막심한 피해부터 구세계의 질서를 붕괴시킨 혁명 그리고 한 차례의 국내전과 이후 계속되는 정치적 소요와 불안까지 촘촘하게 담아내고 있다.

"스무살 때 이 영화를 보고 '아, 나도 영화를 만들어보고싶다'는 말도 안 되는 꿈을 품게 됐어요. 사적인 꿈을 갖게 만들어준 작품인 셈이죠. 원작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작가의 소설이잖아요? 이 강렬한 시대극을 어떤 '영화적 체험'으로 그려낸다는 것이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어요. 저의 20대를 돌이켜보았을 때 가장 강렬하고 또 재밌는 경험을 안겨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광활하고 아름다운 풍광과 탄탄한 대서사시, 배우들의 명연기, 가슴을 울리는 음악이 조화롭게 한 '작품'으로 완성된 영화 '닥터 지바고'는 엄청난 흥행수익을 올렸으며 텔레비전 방영을 통해서도 계속해서 많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제2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제28회 미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색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미술상, 음악상, 의상상, 작품상, 촬영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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