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현대차 '수수료 갈등' 예상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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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입력 2019-03-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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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로비.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5개 카드사에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꺼냈지만 10일까지 유예기한을 뒀기때문에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양 측이 막판 협상으로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보지만, 최악의 경우 계약 해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오는 10일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와의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11일부로 해당 5개 카드사와의 계약을 종료키로 했다. 다만 현대차는 계약 해지라는 최후통첩과 함께 일주일간의 유예기한을 둬 협상의 여지를 시사했다.

이로 인해 앞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4가지다.

우선 10일 이전에 카드사와 현대차가 수수료율 협상을 매듭짓는 것이다. 양측 모두 계약 해지 상황까지 가봤자 이득이 없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카드사도 현대차의 계약 해지 통보에 당황하면서도 기한 도래 전까지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유예기간 동안은 물론 계약 해지 이후라도 카드사가 요청하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 고객사'인 현대차를 상대로 카드사들이 원하는 수준의 수수료율 인상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현대차의 요구대로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상하는 방안이다.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적격비용 재산정 결과에 따라 연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 2만3000여곳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현재 1% 후반대에서 0.2~0.3%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지난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율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인상된 수수료율이 아닌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드사는 통상 일단 인상된 수수료율을 먼저 적용하고, 협상 과정에서 수수료율이 조정되면 그 차액을 카드사들이 반환해준 전례가 있어 현대차의 유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의 유예안을 받아들일 경우 다른 대형가맹점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 번째로는 현대차가 가맹 계약 해지 기한을 한 차례 연기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또는 가맹 계약을 해지한 이후에도 양측이 수수료율 협상을 이어갈 수도있다.

마지막으로 예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더이상의 협상 없이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5개 카드사의 카드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살 수 없게 돼 소비자 불편이 우려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율 인상은 여전법상 적격수수료를 산정했기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수수료율 인상의 근거가 무엇인지 원가 구조 공개를 요구하면서 인상을 꺼리고 있지만 원가는 모든 기업의 영업기밀로 공개가 불가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형가맹점이 협상력 우위를 바탕으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면 여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지만 현대차처럼 가맹 계약 해지 시에는 이 같은 제재조차 받지 않는다"면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10일까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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