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회담 결렬] 민주, 당혹감 속 "결렬 아닌 중단"…한국 "장밋빛 환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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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9-02-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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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학규, '속도조절론' 강조…평화 "한국당, 발목잡지 말길"

2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합의 불발 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생중계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28일 결렬된 가운데 이를 보는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날 오전부터 잔뜩 기대감을 나타냈던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다소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권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당초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던 민주당은 예정된 일정도 취소하는 등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북미회담이 열리고 있는데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 결과에 따라서 남북관계도 새로운 관계가 정립될 가능성이 높기에 이 점에 대해서도 앞으로 대화를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 오후에 아마 최종적 결과가 나올텐데 그 결과에 따라 여야가 서로 힘을 합해 해야할 일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잘 풀릴 것이란 기대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던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북미정상회담의 선언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오후 4시 당 대표실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생중계로 시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헤어지자 일정을 취소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실에서 비공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이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간 합의가 잘 돼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랐는데, 결렬은 아니고 중단했다고 발표했는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두 정상이 서로 만나서 본인들의 뜻을 서로 많이 확인을 했기 때문에 몇 주 내에 새로운 진전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좀 갖고 있다"고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아쉽지만 비관적으로 보진 않는다"며 "북미가 오늘은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추후 회담을 통해서 합의 타결을 이뤄낼 수 있길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정부를 질타했다. 공식 논평은 차분하게 내놨지만 물밑에선 다소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이 감지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당 국가안보특위-북핵외교안보특위 연석회의에서 "이번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에 대한 협의가 있길 기대했다"며 "발표를 보니까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어 "우리 정부는 장밋빛 환상만을 얘기했다"며 "그렇지만 실제 북핵 상황은 얼마나 엄중한 지 또 우리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 있길 소망했다"며 "아무런 합의나 진전 없이 회담이 결렬된 점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홍준표 전 대표의 경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상했던 대로 하노이 북핵회담도 세계를 속인 쇼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이미 핵 개발을 완성한 북에 대해 어린애 다루듯이 미국의 힘만 믿고 찍어 누르기식의 회담은 성공할수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홍준표는 돗자리 깔아야겠다^^"는 글을 올려 이에 동조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권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속도조절론을 다시금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시청한 뒤 "북미 회담에서 많은 것을 기대했지만, 역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김정은 위원장이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비핵화에 있어 확실한 방안을 내놓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재 완화와 북미간의 관계 정상화 통해 북한의 경제교류 협력의 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박주현 수석대변인의 논평에서 "김정은과 트럼프 간의 통 큰 결단에 의한 세기의 담판이 있기를 고대했으나 두 사람은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북한도 미국도 인내심을 갖고 해답을 만들어내는 외교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아울러 한국당을 겨냥 "북미회담의 결렬을 빌미삼아 평화정책의 발목을 잡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그동안 남북관계에 티끌만큼도 기여하지 못했는데, 역사적 대전환기에 발목이나 잡을 생각으로 다시 수권할 생각일랑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획기적 진전이 이뤄지길 바랐지만 결론이 도출되지 못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며 "이번에 드러난 견해차를 줄이기 위해 북한과 미국은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북미 대화의 재개를 위해 미국, 북한 측과 소통하고, 견해차를 줄일 수 있도록 양자를 적극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한반도 평화 촉진자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우리 정치권 또한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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