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②유관순.한용운.안창호...애국지사, 망우리공원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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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19-02-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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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은 의미가 깊다. 3·1운동 발발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이기 때문이다.
지난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시작된 3·1운동, 한국의 독립을 대대적으로 선언한 이 역사적인 사건의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고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과 외교 활동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당당히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뜻깊은 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날을 그저 공휴일로 치부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가슴 시린 역사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유관순 열사 분묘 합장 표지비가 이곳 망우리공원에 세워져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최근 소개한 명소 중에는 '망우리공원'도 포함됐다. 이곳에서 독립운동가의 삶을 더듬어볼 수 있는 덕이다.

김영식 작가는 그의 저서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사잇길에서 읽는 인문학>에서 “한반도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역사의 시기 40년이 액자처럼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라고 서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망우리공원에는 만해 한용운, 위창 오세창, 호암 문일평 등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가 잠들었다. 유관순 열사의 분묘(墳墓)도 이곳에 있다.

서울 중랑구와 경기 구리시 사이에 위치한 망우리공원. 망우리 공동묘지에서 망우리공원으로 이름이 바뀐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망우리 공동묘지로 부르는 이가 적잖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개장해 1973년까지 4만7000여 기(基)의 무덤이 들어선 후 만장(滿葬)에 이르렀던 망우리 공동묘지는 현재 7500여 기의 무덤만이 남아 있다. 

이장으로 생긴 빈자리에 나무를 심어, 망우리공원은 울창한 생태 공원으로 변신했지만 격동의 세월을 살아가던 이들의 애달픈 삶, 이젠 역사가 되어버린 그 세월의 기억은 여전히 망우리에 남아 있다.

망우리공원 입구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사색의길 출발점이 나온다. 망우산 순환도로를 정비해 만든 사색의 길은 5.2km에 달한다.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 되는 걷기 길이다.

산책로 곳곳에 연보비가 눈에 띈다. 독립운동가와 문화 예술가의 넋을 기리는 비석이다.

“내가 있기 위해서는 나라가 있어야 하고 나라가 있기 위해서는 내가 있어야 하니 나라와 나의 관계를 절실히 깨닫는 국민이 되자”고 새겨진 독립운동가 서병호 선생의 연보비는 강한 울림을 준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할 때 돈이 준비되어서 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또 아니 하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웠지 아니 하냐”는 조봉암 선생 연보비에서는 애국을 향한 그의 절절함이 느껴진다. 

입구에서 왼쪽 길에 들어서 걷다 보면 이태원 묘지 합장비 표지판이 나온다. 유관순 열사를 추모하는 곳이다.

유관순 열사는 순국 후 이태원 공원묘지에 안장됐지만 일제가 공동묘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해를 분실했고 당시 연고가 없는 무덤 2만 8000기의 유해를 화장한 뒤 합장했다고 한다.

당시 유관순 열사 묘지가 무연고 처리됐기 때문에 이 묘지에 합장됐으리라 추정, 지난해 9월 ‘유관순열사 분묘합장표지비’가 세워졌다.

민족 대표 33인으로 3·1 독립선언을 주도한 만해 한용운의 묘 연보비에는 "한민족이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본성으로써 이 같은 본성은 남이 꺾을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 자기 민족의 자존성을 억제하려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이다”라고 적혔다.

한용운 선생의 묘는 등록문화재 519호로 지정됐다. 이외에 장정환, 오세창 등 독립운동가 9인의 무덤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도산은 임시정부의 지도자로 이곳에 잠들어 있었으나 신사동에 도산공원이 조성되면서 그의 묘도 이장됐다. 도산의 비서로 임시정부에 참여한 유상규는 망우리공원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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