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앞두고 주주간 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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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2-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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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들(FI)와 신창재 회장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양 측 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투자금 회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보유지분에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한 데 이어, 이를 강제하기 위한 중재를 신청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지분율 9.05%) 등 풋옵션을 보유한 주요 FI들은 최근 신 회장에게 중재 신청 방침을 통보했다. 3심제의 재판이 아닌 단심제의 중재를 통해 신속한 지분매입을 신 회장에게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풋옵션을 보유한 FI는 어피니티 외에 SC(5.33%)·IMM(5.23%)·베어링(5.23%) 등 프라이빗에쿼티(PE)들과 싱가포르투자청(4.50%)이 있다. 지분을 모두 더하면 29.34%로 2대주주 격이다. 교보생명의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우호지분율은 36.91%다.

앞서 신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이 2011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우호지분을 늘리기 위해 FI들을 끌어들였고 이듬해 9월 FI들과 풋옵션 조항을 넣은 '주주 간 계약(SHA)'을 맺었다.

이들 가운데 SCPE를 제외한 4개 FI는 2011년 신 회장과 합의한 IPO 기한(2015년 9월)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10월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이들의 지분 약 24%(492만주)를 주당 40만9000원(총액 2조123억원)에 사달라는 요구였다.'

상사중재원의 중재가 내려지면 신 회장이 FI들의 손실을 메워주기 위해 보유지분 일부를 넘겨야 하거나, 압류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 경우 신 회장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신 회장은 일단 FI들을 만나 중재 신청을 당분간 보류해달라면서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과 맺었던 SHA의 풋옵션이 무효였다는 소송, 또 풋옵션 행사 가격을 매긴 회계법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등을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상황이 소송으로 불거지지 않고 신 회장과 FI들의 협상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절박한 쪽은 신 회장이지만 FI들로서도 소송보다는 신 회장과 협상을 통해 투자금을 신속히 회수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관건은 금액이다. FI들이 요구한 풋옵션 행사가격은 신 회장이 생각하는 가격과 차이가 크다. 2011년 당시 FI들의 지분 매입가는 주당 24만5000원, 총액 1조2054억원이었다. 교보생명이 목표대로 올해 하반기 상장해도 공모가는 주당 20만원 선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즉 FI들의 요구 수준은 신 회장이 생각하는 규모의 2배에 달하는 셈이다.

협상이 깨지면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FI들이 중재를 신청하면 주주 간 분쟁사유가 되고, 5월 신청할 예정인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결격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 신 회장 지분은 압류되고, 아예 경영권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 IPO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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