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美·中·日 '5G 속도전'...누가 먼저 웃을까

최예지 기자입력 : 2019-02-20 14:52
트럼프 '화웨이 때리기'...속내는 기술패권 전쟁 日, 원격의료 서비스분야 두각...5G산업에 날개 中, 기술개발·특허권·시장점유율서 주도권 확보 中전문가 "미국 견제에도 5G 시장 '승자'는 중국"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5G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3G(3세대 이동통신), LTE(4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서는 한국에 뒤처졌지만 차세대 이동통신 5G(5세대) 네트워크 시장에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5G는 기존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키고 새로운 응용분야를 만드는 기반으로,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5G 속도전'에 돌입한 것이다. 과연 5G 시장에서 누가 먼저 웃을 수 있을지, 글로벌 5G 기술은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본다.

◆美中日, 5G 상용화 시기 달라
 

 

시기적으로 보면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이 지난해 5G FWA(고정형 무선 액세스)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AT&T는 올해 댈러스·애틀랜타 등 19개 도시에 5G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T모바일 역시 2020년까지 전국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5G 투자 극대화 정책을 강조하는 등 미국 정부도 5G 생태계 조성에 직접 나섰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G 네트워크 기술 구축을 지원하는 내용의 대통령 교서에 서명하고 백악관에 주파수 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세계 최초로 고대역 주파수 이용방안을 확정해 5G 개발 시장에서 미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보여준 것이다.

중국의 경우, 4세대 이동통신까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5G를 통한 굴기(崛起·우뚝 섬)를 꿈꾸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애초 2020년에 5G를 상용화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3분기 시범 가동을 목표로 5G 통신 네트워크 기지국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2030년 5G 최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와 함께 5000억 위안(약 83조1500억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3대 국유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 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은 이미 5G 주파수 사용 허가를 받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베이징(北京) 등 18개 도시에서 5G 시범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일본도 5G 상용화 일정을 애초보다 1년이나 앞당겼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올 하반기 5G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2~3위 이동통신사인 KDDI, 소프트뱅크도 장비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미 시험망을 구축, 여러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끝나지 않은 미·중 기술패권··· 中, 5G 기술 美日 앞설 것으로 전망

멍완저우(孟晚舟)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해 말 캐나다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최첨단 기술패권 전쟁이라는 게 입증됐다. 미국은 향후 통신시장과 정보통신(ICT)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5G 시장을 놓고 중국의 첨단 기술 주도를 저지하기 위해 보안 문제를 빌미로 유럽과 일본 등 동맹국들에 5G 통신망 구축 작업에서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가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아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중국에서는 5G 시장의 승자는 결국 중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은 '화웨이 때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5G와 관련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제시하지 않았고, 일본의 경우 5G 국제표준 이후 청사진까지 그리면서 5G 주도권 잡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기술력이 중국에 못 미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은 중국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5G 시장에 쏟아야 할 노력을 '화웨이 깎아내리기'에 쏟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매체는 일본이 미국과 중국보다 5G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의 IT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원격의료 서비스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NTT도코모와 전자기기 제조사인 NEC 등과 협업해 5G 기술을 바탕으로 섬마을에 사는 환자에게 원격 진료 시범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를 시작으로 일본의 5G 산업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中 5G 성장 비결은 과연···
 

[자료=시장조사업체 델오로]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중국이 꿋꿋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기술 개발과 특허권,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업체들이 미국 기업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기 시작했고, 이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화웨이 덕분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5G 주도권 경쟁은 누가 5G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장비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5G 모델과 설계를 규정·통제하느냐가 관건인데, 중국 기업이 이미 기술개발과 특허권에서 미국 기업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기 시작했다는 것.

유엔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특허신청은 전년 대비 13.4% 증가했지만, 미국 기업들의 특허신청은 고작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Dell’Oro Group)가 발표한 5대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중국 화웨이는 28%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핀란드 노키아(17%), 스웨덴 에릭손(13.4%), 미국 시스코(8.3%), 중국 ZTE(7.8%)가 그 뒤를 이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덕분에 미국 등 서방의 견제 속에서도 2018년 1000억 달러(약 112조4100억원)가 넘는 사상 최대 매출 목표를 기록했다. 지난해만 해도 R&D에 160억 달러(약 17조9856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화웨이는 미국의 견제가 계속되자 중국 내수시장을 다지는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화웨이는 상하이(上海) 훙차오(虹橋)역에 5G 통신 네트워크를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 3대 국유 통신사와 협력해 중국 전역에 5G망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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