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데이에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 ‘핑크빛 무드’ 만들어낼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기자
입력 2019-02-13 07:4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14~15일 베이징 고위급 무역협상 '낙관론' 확산

  • 트럼프, 무역협상 시한 연기 가능성 시사…추가 관세폭탄 미뤄지나

  • 국무원 싱크탱크 보고서 "2035년에도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가운데)이 12일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베이징 숙소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밸런타인데이인 14일 베이징에서 개시될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핑크빛 무드’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양측이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잇단 ‘성의’를 보이며 무역갈등이 해소될 수 잇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긍정적 기류가 흐르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우선 내달 1일로 다가온 미·중 90일 무역협상 시한을 잠시 미룰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한이 연장될 경우, 3월 2일부터 미국이 중국에 부과할 추가 관세폭탄은 잠시 유예될 수도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미·중)가 진짜 합의라고 생각하는 곳에 가까이 있고, 합의가 완성될 수 있다면, 협상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합의가 이뤄지길 몹시 원한다. (협상에서) 일이 잘 풀리고 있다"면서 "외견상 좋아 보이는 게 아닌, 진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3월 1일까지 무역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3월 1일 이후 추가 관세를 보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이 중국에 더 많은 시간을 줄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무역협상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협상팀을 이끄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12일(현지시각) 베이징에 도착했다.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리기 이틀 전에 미리 베이징을 찾은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경제일보 산하 웨이보 '타오란비지(陶然筆記)'는 "이는 전례 없었던 일"이라며 무역협상을 위해 충분히 준비를 하기 위함으로, 그만큼 미국이 이번 협상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무진 무역협상장을 찾은 류허 부총리. [사진=웨이보]


또 '타오란비지'는 고위급 협상에 앞서 11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차관급 실무진 무역협상 첫날 류허(劉鶴) 부총리가 또 다시 회담장을 찾았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미·중 무역협상팀 실무진 표정이 가볍고 유쾌해 보인다며 무역합상 낙관론에 힘을 더했다. 류 부총리는 앞서 1월 초 베이징서 열린 차관급 무역협상 자리에도 '깜짝' 등장해 무역협상 분위기를 띄운 바 있다. 

중국은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치켜세우며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다.  12일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가 중국 경제일보를 통해 공개한 2035년 예측 보고서엔 "2035년에도 미국이 여전히 전 세계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 "미국 달러화는 글로벌 통화체계에서 여전히 핵심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둔 시점에 공개된 해당 보고서는 직접적으로 미·중 경쟁관계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향후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넘보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강조하며 몸을 낮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은 중국이 고속 경제성장으로 향후 10년 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체가 될 것이라는, 혹은 최소한 미국과 대적할 만한 초강대국 지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관측해왔다. 지난 달 8일 스탠다드차타드가 장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 속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8년 만에 최저치인 6.6%까지 추락하는 등 성장가도에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이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지휘한 총책임자는 룽궈창(隆國强)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이다. 그는 중국 무역협상팀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 비서를 역임했으며, 현재 중국 대외경제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정책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15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기술 이전 요구, 중국 경제구조 조정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시장은 이번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