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800조 비은행권 '그림자금융' 손본다

윤동 기자입력 : 2019-01-24 16:25
RP·MMF 건전성 규제 강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과 머니마켓펀드(MMF) 등 일명 그림자금융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전방위적 규제를 시작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 테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의 그림자금융(비은행금융중개) 규모는 2016년 말 기준으로 1800조원으로 집계된다. 2008년 이후 연평균 11.2%씩 늘어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그림자금융 비중도 129.4%로 프랑스(118.5%)나 일본(96.8%), 독일(85.8%)보다 높으며 미국(145.6%)과 비슷하다. 이처럼 그림자금융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위는 이들이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종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우선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과 채권 대차시장,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자산 유동화 등 5개 중개 행위와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증권사 채무보증 대출, 보험사 환 헤지, 여신금융 전문회사 자금조달, 비은행금융회사의 부동산금융 등 5개 업종을 선별해 각각의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분야별로 보면 RP 시장은 현재 거래액의 93.4%가 다음날 만기인 거래로 쏠려 있어 익일물 비중 축소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RP 차입 규모에 따라 현금성 자산 보유비율을 늘리고, RP를 매수하는 회사들은 최소증거금률을 마련하도록 했다.

채권 대차시장은 증권금융이나 예탁결제원 등 이행보증 대차중개기관의 위험 관리 능력을 높이는 등 2분기 중에 '채권 대차시장 리스크 관리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채나 통안채, 은행예금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의 편입 비율이 30% 이하인 MMF에는 장부가가 아닌 시가평가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2년간 유예기간을 둬 금융회사들이 적응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정보수집·공유를 확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산 유동화는 등록·비등록 유동화 증권 모두 공시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별로 보면 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이 특정 기초자산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변동성 가중자산 비율을 도입해 관리하기로 했다. 또 보증 및 대출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특정 영역에 쏠리지 않게 관리하기로 했다.

보험사는 외화자산에 많이 투자하는 만큼 외화자산과 환 헤지 간의 만기 차이가 너무 크면 요구 자본을 추가로 적립하고 환헷지 만기가 과도하게 짧으면 외환위험 경감효과를 일부만 인정하기로 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여신전문회사 유동성 리스크 관리 기준을 신설하고 유동성 리스크를 평가해 거시건전성 관리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림자금융이 부동산에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종합관리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금융위는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신설해 유관기관 간 정보공유를 확대하고 비은행권 금융안정 지표를 개발해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을 개정해 2014년에 일몰된 금융안정기금 효력을 되살리기로 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이번 대책으로 수익이 줄어드는 금융사나 거래행위도 있을 것"이라며 "금융시장 내 시스템 리스크라는 전염병 발생과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으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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