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4조 빚더미 '그림자금융' 중즈그룹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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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11-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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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공안, 중즈그룹 관계자 구금·체포

  • '지급불능' 사과문 발표 후 나흘 만

  • 부동산 위기가 '그림자금융' 신탁업에도 전이

중국 중즈그룹 산하 부동산 신탁회사인 중룽신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중즈그룹 산하 부동산 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84조원이 넘는 빚더미에 오른 중국 '그림자 금융' 대명사 중즈(中植)그룹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중즈그룹의 잇단 지급불능사태로 투자자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서다. 

베이징시 공안당국은 25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즈그룹 산하 자산관리 회사의 범죄 행위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며 회사 관계자 셰모씨 등 여러 용의자에 대해 '형사 강제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형사 강제조치란 공안기관이 법에 따라 용의자의 신체 자유를 제한하는 구금, 체포 등의 행위를 의미한다.  

또 당국은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손실금 회수 등을 위해 투자자들에 온라인·우편이나 현장 신고와 제보 등을 통해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권익을 보호할 것을 당부했다. 

이는 최근 중즈그룹이 총자산(2000억 위안)의 두 배가 넘는 최대 4600억 위안(약 84조원)에 달하는 초과 채무를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나온 움직임이다. 

중즈그룹은 앞서 22일 투자자들에게 최근 잇달아 발생한 지급불능사태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중국 증권시보 등은 보도했다. 중즈그룹은 사과문에서 현재 그룹 총자산과 부채원리금을 공개하며 "이미 심각한 초과채무 상태로 중대하고 지속적인 경영 리스크가 존재하고, 단기간에 채무를 상환하는 데 쓸 수 있는 자원이 전체 채무 규모보다 훨씬 적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룹 자산이 채권·주식 투자에 집중돼 있는데, 존속 만기가 길고 처분이 어려워 회수 가능한 금액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동성이 고갈됐고 자산가치가 심각하게 하락했다"고 해명했다.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사실상 지급불능 위기에 놓였음을 시인했다. 

최근 중즈그룹의 지급불능사태는 회사의 투자자들 사이에서 분노를 일으켰다. 중즈 사태로 인한 부실 채권 규모만 2300억 위안어치로, 중국 전체 15만명 이상의 고액 자산(300만 위안 이상) 투자자, 5000여곳 기업고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즈그룹 금융상품에 투자한 상장회사도 15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즈그룹은 1995년 설립된 중국 최대 민간 자산 관리회사 중 하나로, 자산 관리규모만 1조 위안 이상이다. 특히 중국 '그림자 금융'의 대명사로 알려졌다. 그림자금융은 은행처럼 신용을 창출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기업이나 금융상품을 일컫는다.

블룸버그는 특히 그림자금융은 은행에서 직접 돈을 빌리지 못하는 중소기업이나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출을 제공하며 자금조달원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주로 중국 부유층이나 기업들에 투자상품을 판매해 확보한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즈그룹은 결국 경영난에 맞닥뜨렸다. 특히 8월 중즈그룹 산하 부동산 신탁회사 계열사인 중룽국제신탁이 고수익 투자 상품에 대해 고객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위기가 불거졌다. 

중룽신탁은 헝다·자자오예·룽촹·스마오 등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한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거 투자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신탁자산 6239억 위안 중 10% 이상이 부동산 부문에 묶여 있다. 부동산 위기가 커지면서 수많은 고객에게 부동산 신탁 상품을 판매한 중룽신탁에도 위기가 전이된 셈이다. 

다만 지급불능 위기에 놓인 중즈그룹을 중국 정부가 살리기 위해 직접적으로 금융 구제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중즈그룹 개별 사안으로 보면 부실 규모가 4600억 위안으로 크지만, 중국 전체 신탁업 자산 규모인 21조1400억 위안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금융리서치 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수석 신용 애널리스트 체를리나 정은 FT를 통해 "피해자 대부분이 고액 자산가인 만큼 국가가 직접 개입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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