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자칭 '세계 2위' 중국, '춘풍추상' 뜻 되새겨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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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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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경고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집계됐다. 이는 1990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최악의 성장률(3.9%)을 기록한 이후 2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제12차 5개년(2011~2015년) 경제계획으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세계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왔던 중국의 경제가 식어가고 있다”며 지구촌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 경제가 급격히 둔화할 우려가 있다”며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유럽연합 탈퇴)와 중국 경제둔화를 가장 큰 잠재 위협요소로 꼽았다.

그런데도 중국은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낮은 수치에만 초점을 맞춰 중국 경제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신문망은 “지난해 중국 경제는 전체적으로 온중유진(溫中有進·안정 속에서의 성장)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메인 화면에도 “2018년 중국 경제는 전체적으로 평온하고, 안정 속 성장을 실현했다”는 표현만 등장한다. 그 어디에도 ‘중국 경제 위기’, ‘경제 성장 속도 둔화’ 등 부정적인 평가는 찾아볼 수 없다.

환구시보의 분석처럼 6.6%라는 성장률은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위험을 통제하며 나온 것으로 ‘합리적 구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향후 중국 경제 성장률 추가 하락을 예상케 한다.

중국은 전 세계 경제를 움직일 만큼 강대국으로 성장했고 책임도 크다. 그러나 이번 경제성장 둔화를 냉철하게 평가하지 않고 두둔하는 모습에서, 중국은 아직 세계 경제를 이끌 만한 책임감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중대사를 지내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노영민 실장이 언급한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이라는 한자성어를 중국도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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